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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밥과 나물을 먹고 보름용 넛트를 깨며 부스럼도 예방한다는 한국인의 정서가 듬뿍 담긴 정월 대보름 날입니다.
이곳에선 보름달을 바라보는 추억뿐이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잔뜩 흐린 날이니 그것마저도... 했는데,
저녁에 중천에 달무리 가득 품은 보름달이 짠~ 하고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침 지난번 설명절에 윷놀이에서 진 두 팀이 이긴 두 팀에게 밥을 사는 날입니다.
설명절로 시작해 정월 대보름으로 이어집니다.
식사는 구실일 뿐 함께 만나는 즐거움으로 대보름 음식을 대신합니다.
보스턴 휘시 마켓에서 문어 샐러드, 크램 차우더 수프, 랍스터 파스타와 해물 검보, 그리고 디저트로 키 라임 파이와 크램브레까지 진 팀인 우리 두 가정이 풀코스로 쐈습니다.
점잖은 분들(?)께 써빙하느라 사진을 못 찍다가 내 앞에 있던 '랍스터 파스타를 슬쩍 찍었는데,
이런~달무리진 보름달처럼 희미합니다.
랍스터 두 마리가 들어간 이 파스타는 정말 맛있습니다.
한 마리는 잘게 썰려 국수 속에 파묻히고 한 마리는 음식 위에 용감하게 누워있습니다.

이 식당의 시그니처 음식인 온갖 해물이 들어간 ‘해물 검보’는 보기에 꿀꿀이 죽 같은데 맛도 꿀꿀이 죽입니다 ㅋㅋ
바다에서 사는 모든 해물들과 쌀까지 들어갔으니 마치 우리의 죽같이 별미이긴 하지만 이미 다른 음식으로 배가 찬 상태여서 많이 먹진 못했습니다.

디저트와 커피는 식사의 마무리이니 아무리 배가 불러도 먹어야 합니다.
모두 보름달 같이 꽉 찬 배를 안고 기쁘게 헤어졌습니다.
만남과 함께 나누는 음식은 언제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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