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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한국에 들어오신 띠동갑 선배님의 연락을 받았지만 바쁜 옆지기의 일정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연락을 드리니 반가워하십니다.
우리보다 더 오랜 기간을 미국에서 산 그녀는 최근에 오랫동안 파킨슨으로 고생하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한국의 동생들을 방문하셨답니다.
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병원에서 일하다가 의사인 남편을 만났는데 이란 사람이란 이유로 양쪽 가족에게서 축복은커녕 외면당했던 지난날을 회고하며 눈시울을 적십니다.
50여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그리운 동생들과 스페인과 뉴질랜드를 패키지로 여행했는데 너무 빽빽한 일정을 따라다니느라 돌아와서는 여행한 날만큼 몸져누웠었다며 우리에게 여행은 하루라도 젊을 때 하라며 조언을 해 주십니다.
그러게요~
아직은 현역인 동생네 이촌동 집에서 지내는 중이고 담주에 자녀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신답니다.  
석촌호수의 벚꽃을 아직 못 보셨다기에 겸사겸사 나섰습니다.
벚꽃을 보기 위해 석촌호수를 방문한 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잠실역 2번 출구에서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가 잠실역대신 잠실새내역 2번 출구에서 기다리는 바람에 우리의 만남은 반시간이 늦어졌습니다.
디트로이트를 떠난 후의 만남이니 4년 만이지만 한국에서 만났다는 이유로 더 많이 반가왔습니다.


우와~ 한국 벚꽃을 이렇게 제대로 보는 건 그녀 덕분입니다.
그동안 못 본 벚꽃을 소급해서 모두 보게 된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눈길 닿는 곳이 모두 화려한 벚꽃이니 눈을 떼려야 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만의 사진찍기가 버거운 벚꽃길

밀려다니던 인파를 뒤로하고 점심식사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비교적 줄이 짧은 ’ 신라 샤브칼국수‘집에서 대접했습니다.
우리 또래 사장님 내외가 벚꽃철 점심시간에 들이닥친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합니다.
식사시간은 음식보다 그리운 옛이야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대기중 의자에 놓인 꽃병과 샤브용 냄비 ㅋㅋ

식후에 다시 벚꽃길로 들어서서 호숫가 카페에 들어갔지만 테이블이 없어 곁에 있는 관광안내소 난간에 서서 벚꽃만큼 많은 인파를 내려다보니 그 또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우리의 역이민 소식에 동생들이 모두 한국에 살고 있는 그녀의 마음이 조금 흔들립니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한국은 너무도 멋있는 나라라며 이제 담 주에 미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이 많이 그리울 거라며...

꽃길을 바라보는 재외동포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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