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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ng dog(k 핫도그 집)
미시간에서 반가운 손님이 다니러 와 함께 일박이일을 지냈습니다.
저녁을 대단하게 먹기 위해 점심은 간단하게 먹자고 오픈한 지 얼마 안 된다는 k 핫도그 집엘 갔습니다.
처음 가보는 그 장소는 우리가 3년 전 이사오던 날에 갔던 곳입니다.
이삿짐이 우리보다 하루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가까이 사는 두 가정이 대신 짐을 받아줬었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우리 없이 이사를 도왔던 두 가정을 고깃집으로 데려가 실컷 먹인 후
디저트로 팥빙수를 먹이기 위해 갔던 커페인데...
팬데믹 동안 카페에서 브런지 식당으로 그러다가 핫도그 집으로 업종이 서너 번 바뀐 모양입니다.
손님 외에 그때도 지금도 같은 세 남자와 세 여자가 함께 했는데...
세 여자 모두 그때를 기억하지만 세 남자는 카페와 팥빙수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었던 기억도 못합니다.
억울해하며 기억을 소환했더니 한 남자는 아하! 했지만 두 남자는 여전히 가물가물 합니다.
헐~ 두 남자 중엔 그 자리를 제공했던 울 남편도 포함이 됩니다.
기억력 안 좋은 사람들에겐 이제 아무것도 사주지 않겠다고 말로나마 소심한 복수를 했습니다.
어쨌거나 미국에서 처음 먹어보는 한국 핫도그는 신세계입니다.
먼저 핫도그 안에 들어갈 단백질(고기와 치즈)을 선택하고
다음엔 입힐 옷을 선택하면 되는 간단한 선택임에도
선책 장애 갈등이 생겨 결국 제일 많이 팔린다는 7번을 선택하고 한국 음료수 밀키스도 곁들입니다.
맛도 모양도 '대박!'입니다.
홀 안에서 먹고 있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미국 사람들인 것도 '대박!'입니다.
함께 한 사업가 청년의 말에 의하면 이 가게 순수익이 한 달에 3, 4만 불이라는 것도 '대박!'입니다.
암튼 대한민국 '대박!'입니다.



* 아침 식사(elly's pancake house)
저녁은 손님이 원하는 중국요리를 우리 집으로 투고를 해서 먹으며 자정이 다 되도록 만리장성을 쌓았습니다.
두 가정은 각자의 집에서, 두 손님은 호텔에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유명한 브런치 식당에서 전날의 용사들이 다시 함께 뭉쳤습니다.
식당 주차장에 파킹을 하는데 남편이 입을 엽니다.
"나 여기 와 봤나?"
헐~~~ 이 식당은 우리가 처음 시카고 왔을 때 가까운 지인이 유명한 브런치 식당이라고 데리고 왔던 식당인데...
아무리 3년이 지난 일이라지만 이럴 수가...
남자들, 특히 남편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어 하는 것만 기억합니다.
그래서 우린 늘 동상이몽으로 살아갑니다.
앞으로 남은 세월 얼마나 많이 기억력을 가지고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 식사 후 헤어지고 미시간 손님과 나는 중부시장에서 장을 보고
시장 2층에서 점심을 먹었고 못내 아쉬워 오후 간식으로 중부시장의 왕만두까지 먹고 보내드렸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헤어지기 싫은 사람과 헤어지고 싶은 사람!
나도 누군가에게 헤어지기 싫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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