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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게 시작한 오늘 하루가 슬픈 날로 마무리를 합니다.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일랜드 팍'이라는 동네에서 독립 기념 퍼레이드를 하던 중 괴한의 무자비한 총격으로 6명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답니다.
오전에 아이들과 독립 기념일마다 뉴욕에서 열리는 핫도그 많이 먹는 대회를 영상으로 보면서 가족끼리 소소한 내기(커피)를 하던 중이었는데,
아들이 엄마네 동네라며 깜짝 놀라서 소식을 보내옵니다.
미국은 총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총기 자제, 총기 금지... 등등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이미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총기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같은 날은 더 무섭고 슬픕니다.

근처 호숫가에 가끔 선셋을 보러 가곤 했는데...

사건이 있었던 동네는 물론 주변 동네들도 독립 기념일의 하이라이트인 폭죽놀이를 하나 둘 취소합니다.
한다고 해도 아직 총기를 소지한 괴한이 잡히지 않았으니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나가는 건 무모한 짓인듯해 집에 있기로 합니다.
그런데 해가지니 여기저기서 개인이 하는 듯한 폭죽 터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어제는 우리 단지 왼쪽 옆의 넓은 공터에서 하더니 오늘은 길 건너 이웃집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간헐적으로 쏘는 것이 우리 집 지붕 위로 올라갑니다.

집 주변에서, 특히 지붕 위에서 끊임없이 올라가는 개인 폭죽들덕에 오늘 밤이 평안하긴 틀린것 같습니다.

미국에 유학 온 1988년 첫 해 독립 기념일, 우리가 살던 학교 주변 가난한 동네에서도 폭죽 터지는 소리와 함께,
동네 주민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있어서 우리에겐 일종의 트라우마이기도 합니다.
서로를 죽이는 총부리가 서로를 살리는 보호 도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후기)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폭죽 소리는 11:30에 갑자기 내린 비로 모두 잠잠해졌습니다.
갑자기 내린 폭우 감사^^

또 후기) 위의 핫도그 먹는 대회 내기에서 이긴 딸에게 아들이 커피빈을 주문해준답니다. 내기엔 끼지 않았지만,
이기든 지든 혜택을 받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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