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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엔 말을 안 듣는 남자(남편)때문에 구천(백화점)을 떠돌았습니다.
오래 타지 않은 나의 애마가 죽었습니다.
아마 휴가 다녀온 이후 타지 않은 듯합니다.
남편에게 '내일' 오후에 내 차가 필요하니,
'내일' 점프 케이블로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내 말을 듣지 않고 장지와 식당 그리고 여기저기 다닌 후 피곤해 잠깐 쉬고 있는 '오늘' 오후에 점프를 해 놓고는 30분 정도 달려 주랍니다.
당신은 '내일' 시간이 없다나 뭐라나... 우씨~
그래서 문에다 화풀이를 하고 그 차를 타고 나가 백화점(구천)에서 헤매다 들어왔습니다.
우스개 소리인 '구천 떠돌기'의 근거는,
보통 여자들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한'이 맺힌답니다.
그럼 죽어서 그 원한을 품고 구천을 헤맨답니다.
현대판 구천이 백화점이라며 재밌게 풍자를 하는 걸 얼마 전에 봤는데,
그 영상이 살아있는 내게 현실이 되다 보니 격하게 공감이 됩니다 ㅋㅋ
https://youtu.be/MDCem2F8W5c
두 주전 소천하신 장로님의 화장절차가 끝나서 오늘 오후 가족들이 함께 모여 1시에 안장 예배를 드렸습니다.

며칠 선선하다가 오늘은 무더운 날이었기에 더위에 지쳤고,
유가족의 시간에 맞추느라 2시가 넘어 먹게 된 늦은 점심... 게다가 음식을 자꾸 권하셔서 필요 이상 먹었고,
디저트로 먹은 것을 후회했던 팥빙수가 더욱 지치게 만든 하루였습니다.

백화점을 헤매다 집으로 오는 저녁 길,
여전히 소화도 분도 덜 풀려 동네 호숫가를 걸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니 사람들이 개와 함께 산책을 합니다.
반려견들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걷는 중에 우연히 한국 미녀 친구와 긴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누라가 나가더니 3시간이 지나도록 안 들어오니 걱정이 되었는지,
마침 친구와 통화 중에 두 번 전화가 온 걸 본의 아니게 무시했더니,
문자로 카톡으로 걱정과 함께 궁금해합니다.
원한이 애를 태우며 태양과 함께 사라집니다 ㅋㅋ

백화점(구천)을 헤매며 신중하게 들고 들어온 물건입니다.
붉은색과 핑크 색 같은 붉은색(reddish pinkish red)이 오늘의 색깔입니다.
남편 때문에 심술이 났다가,
김창옥 교수 때문에 웃고,
물건 때문에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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