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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인 엄마보다 더 어른스러운 대학생 소녀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와 함께 커서 부모보다 오히려 나랑 대화코드가 잘 통하는 그런 소녀...
그녀에게 내가 할머니 같은지 내게 어리광을 제대로 피웁니다.
7년 전 중학교 때 이민 왔지만 씩씩하게 잘 적응해서 지난해 가고 싶은 대학에도 진학한 그런 소녀...
영어가 너무 싫은 엄마의 입과 귀가 되어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던 그런 소녀...
이제 담주면 학교가 시작되어 떠나야 하기에,
우리가 은퇴를 하면 이제 당분간 보기 힘들 거라며...
식당도 그녀가 좋아하는 시카고 라멘집을 선택했습니다.
마침 어제가 광복절이었는데...
아이러니하긴 했지만...
왜 우리가, 아니 어른 세대가 일본을 그리 끔찍하게 여기는지 잘 모르는 세대이기에...
그렇다고 일본을 그냥 싫어할 수는 없지만,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우리도 왠지 일본은 정이가지 않는 나라이지만,
하지만 이제는 함께 살아가야 하나 봅니다.
전쟁 때문에 미운 러시아만 해도 그렇습니다.
울 동네가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사는 지역이라 내가 다니는 체육관에도 러시아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도 k-드라마와 음식으로 익숙해진 한국문화를 예찬하며 내게 다가오는데 전쟁 때문에 색안경을 쓰고 보면 안 될 일입니다.
그렇게 서로 어우러져 하나님의 나라는 완성되어 가는 것이기에...
백투 시카고 라멘집,
애 늙은이 같은 그녀도 일본 라면을 좋아하지만 기특하게도 울 옆지기가 라면을 좋아하기에 그곳을 선택했답니다.
그녀의 엄마는 남편이 주재원으로 파견 나오면서 같이 나오긴 했지만 아무리 살아도 미국이 적응이 안 돼서, 아니 미국이 싫어서 한국으로 돌아갈 꿈만 꾸는 일인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아빠는 미국이 적성에 잘 맞아서 주재원을 포기하고 노동일을 하면서까지 이곳에 남아있는 일인입니다.
그동안 둘 사이에서 그녀는 잘 성장했고 대학에서 교육학을 공부하는 중인데 졸업 후 초등교사를 2년 일한 후 미국이 싫은 엄마를 모시고(?) 한국으로 돌아갈 꿈을 꾸는 꿈나무입니다.
올여름 한국을 다녀오면서 그 꿈을 한번 더 확인하고 왔답니다.
한국이 너무 좋아서 빨리 가야겠다며 조기 졸업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답니다 ㅋㅋ
그녀의 엄마에게 미국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있을 동안 제대로 살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라고 내 책장에 있던 책의 소유권을 넘겨주었습니다.
나는 물건 정리하고 그녀는 영어 공부하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하루였습니다.
참, 전에 잠깐 빌려준 적이 있었던 캠핑용품 세트(텐트 코펠 버너 쿨러 스립핑백...)의 소유권도 아예 넘겨주었습니다.
조금씩 가벼워지는 우리의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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