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메디케어 수혜자로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듣는 소식이 ‘고혈압’ (150/90)이랍니다.
아직 피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다른 결과는 모르겠지만 성인병은 함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니 결과가 좋지만은 않을 듯싶습니다.
은퇴 후 지난 일 년을 너무 잘 먹고 잘 살았나 봅니다.
은퇴하자마자 한국에서 6개월을 살면서 그래도 그때는 내가 주도하는 식사여서 나름 건강하게 먹었기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지난 8개월 동안 아들내외의 식성과 식단을 따른 음식에 책임을 돌려봅니다.
대부분 한식중심의 외식으로 찌게류가 대부분인 음식을 주로 먹었으니...
게다가 운동이라고는 주말에 뉴욕을 걷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
마침 방문한 사돈댁이 병원엘 동행해 주었는데 피검사를 위해 굶식으로 허기진 배를 혈압에 좋지 않은 내장탕까지 먹고 헤어졌습니다.
그녀가 주문한 내장탕과 내가 주문한 고등어구이와 김치찌개 콤보를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내장탕과 겹치는 김치찌개는 포장해서 가지고 왔지만...)
사실 그녀도 혈압, 콜레스테롤 당뇨 모두 전단계라 음식을 조절 중이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중이었지만,
날이 추워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며 데리고 간 곳이 동네에서 내장탕을 최고로 잘하는 집이라는 'honey pig' 었습니다.
아마 이 짭조름하고 기름진 음식은 우리에게 최후의 만찬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후기,
cvs에서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혈압측정기를 사다 혈압을 쟀습니다.
그런데 재도재도 정상입니다.
기계든 병원이든 둘 중 하나는 문제가 있거나
아님 내 컨디션이 문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날 밤 잠을 거의 설쳐서...
어쨌거나 이번을 기회로 가능하면 건강하게 먹고살아야겠습니다.
전에 옆지기가 쓰다가 한국으로 가져간 혈압 측정기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손목에서 재면 싱크 해놓은 내 아이폰 앱으로 바로 기록이 됩니다.
후우~ 따라잡기 너무 빠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무슨 계엄령도 아니고 하지만 고맙게도 나의 고혈압은 24시간 만에 정상이 되었습니다.
후후기,
지금도 그런지 모르지만 40여 년 전 유학생으로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피임약을 의사처방으로만 살 수 있어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생활보호 대상자들이 다니는 보건소의 도움을 잠깐 받았는데,
나라에서 미혼모와 낙태를 방지하려고 피임약을 권장하는 의미로 제대로 복용하면 선물까지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위한 피임이었지만 선물을 받았고 그 선물은 현금화할 순 없지만 물건을 살 수 있는 그런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니어로 메디케어를 받으면서 추가로 보장받는 보험회사의 혜택으로 예방을 위한 처신을 잘하면 그때처럼 선물을 줍니다.
물론 보험회사끼리 고객을 끓어들이기 위한 미끼이기도 하지만...
그 선물로 약국에서 물건을 그 금액만큼 쓸 수 있는데 24년에 받는 건 올해가 지나기 전에 다 써야 한다기에 열심히 쇼핑을 했습니다.
혈압 재는 기계가 그중 하나였고 이런저런 소소한 물건들을 사들고 나오면서 든 생각이,
미국은 부자면 부자래서, 가난하면 가난해서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받는 직장연금과 소셜연금은 부자도 가난에도 속하지 않기에...
그 연금이 미국에선 어중간한 삶이 되겠지만 한국에선 적당한 삶이 될 것 같아서 역이민을 결정했던 건데...
한국에선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때문에 역이민 하는 해외동포들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국에 가서 쓰는 생활비는 모두 미국에서 받는 연금이고 이민생활 중 모은 재산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여가는 것이기에 오히려 환영받아야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한국 내에서 해외동포의 이중국적 나이를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65세 이전의 나이로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역이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가난 혜택을 받는 사람들보다는 부자이거나 우리 같은 중간 소득자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암튼 한국 정부에서 주는 노인 연금의 열 배보다 더 많은 달러를 가져다 쓰는 해외동포를 미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상(Daily Bless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다방에서(감사 29) (1) | 2025.01.15 |
---|---|
메디케어 수혜자(감사 998) (5) | 2024.12.05 |
단풍도 역시 한국(감사 987) (8) | 2024.11.18 |
77. 모두가 외로운 세상 (감사 924) (5) | 2024.09.02 |
불편한 쇼핑(감사 923) (10) | 2024.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