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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에 돌싱녀가 날이 춥고 을씨년스러우니 뉴욕대신 뉴저지 우드베리 아웃렛이나 가자고 합니다.
나의 주말 중 토요일을 책임져주는 그녀의 열심에 당연히 동의했는데 갑자기 내게 일이 생겼습니다.
2월 말의 리포트로 일이 바빠진 아들내외가 야근은 당연한 중인데 며늘이 주말 오전 10시에 컨퍼런스 콜까지 잡혔답니다.
그런데 10시 반에 때마침 이안이와 아들이 미용실 약속이 잡혀있었고 그 후 이안이의 앨러지 테스트를 위한 피검사까지 근처 병원 랩에서 해야 하는데 며늘이 동행을 못하니 나래도 같이 가줘야 하는 상황이라 약속을 조금 늦추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웃렛은 한 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거리라 드라이브 겸 가려고 했었답니다.
하지만 아들과 이안이의 머리 정리와 피검사 시간이 끝나니 정오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들은 나를 돌싱녀의 콘도로 데려다주며 죄송하다고 ‘법인 카드(이안이 카드 ㅋㅋ)‘ 로 비싸고 맛있는 점심을 사드리라고 하길래 둘이 ’ 샤브로‘에서 기분 좋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러고 났더니 2시가 다 되어 그녀는 살짝 고민이 되는 듯했는데 사실 오래전 저녁 나들이로 멀리 다녀오다가 하이웨이에서 패닉에 빠졌던 기억이 있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우린 계획을 바꿔 메트로폴리탄으로 향했습니다.
주말 저녁엔 음악회를 한다고 하기에...
둘이 막 출발하려는데 독신녀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자신이 왕따를 당한 것 같아 슬프다며 뮤지엄행을 동행했습니다.
세찬 찬 바람으로 을씨년스럽게 서있는 특이한 나목 사이를 지나 뮤지엄에 들어섰습니다.
시간이 늦어 도슨트 가이드는 놓쳤기에 대신 맨 눈으로 아는 그림들을 보기로 했습니다.
돌싱녀가 좋아하는 엘 그레코 그림은 그녀의 설명으로 감상했지만...
모딜리아니의 눈은 왜 눈동자를 안 그렸는지...
달리의 그림은 왜 이다지도 난해한지...
샤갈의 톤은 따뜻하지만 왠지 이 그림은 분위기가 이상하다며 속닥속닥...
북새통속에서 그림 그리는 아저씨... 지금 보니 그림이 좀 야합니다.
티파니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사람을 부르는 힘이 있다며 그 앞에서 재즈 음악 시작하기 전 쉴 겸 넋을 놓고 앉아있었습니다.
이집트관에서 열린 재즈 음악회가 우리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사실 돌싱녀가 재즈를 심하게 좋아해서...
모두는 음악에 맞춰 몸을 들썩였습니다.
그중 어린 여아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춰서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들었습니다.
이안이가 생각나 아들내외에게 보냈더니 이내 이안이 영상을 보내옵니다 ㅋㅋ
아프리카 스타일의 재즈가 조금은 부담스러워선지 명당자리를 버리고 일어났습니다.
시간이 좀 늦기도 했지만 추장 같은 아저씨를 뒤로하며 그 자리를 떴습니다.
인생이 원래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걸 알기에 뭘 하든 즐기는 중입니다.
이집트관에서 재즈를 즐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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