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 계절의 시계는 가을의 문턱에 들어섭니다. 그렇게 내겐 앨러지가 시작되었고, 주변의 나무들은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나처럼 추위를 싫어하는 저 나무는 성급하게 월동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한낮엔 여전히 뜨거운 태양빛이 아직은 가을이 아니라고 여름은 물러가지 않았다고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이때를 우린 환절기라고 부르고 특히 이때엔 감기를 조심해야 합니다. 코로나도 견뎠는데 감기에 무너지면 안 되니까... ”모두 안녕하시길...”* 쟈스민 빨간 꽃기린과 주홍빛 메리골드를 떠나보낸 발코니는 푸르름만 바람에 살랑입니다. 꽃이 이미 진 쟈스민의 나뭇가지가 볼품이 없어서 누구를 주기도 애매한데... 하고 들여다보니 어라 꽃이 다시 피고 있습니다. 한 해에 한 번 피는 거 아니었나? 어쨌든 다시 꽃을 피워주니..

* 서양봉선화(인파첸스) 산책 길목의 이웃 콘도 앞마당은 일 년 내내 멋진 꽃으로 늘 나의 시선을 끕니다. 한국 떠나기 전 봄꽃 튤립으로 화려함을 장식했었는데 이제 여름꽃 임파첸스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산책 출발할 때 심기 시작했는데 돌아올 무렵엔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누군가의 재력과 손길이 모두를 즐겁게 합니다. 굳이 소유해야 내 거 아니고 즐기면 내 거입니다. 제라늄의 꽃말이 ’ 그대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라는데, 나도 그대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쟈스민 3주 동안의 목마름으로 물먹는 하마 같은 쟈스민은 잎을 우수수 떨구고 마른 가지로 처절한 불쌍 모드이더니 다행히 새순이 올라옵니다. 3년 차인데 꽃을 피우지 않아 구박했었는데 이제 꽃은 피우지 않아도 좋으니 다시 건강해지면 좋겠습니다. 불순..

추워질 때가 됐는데... 기다리진 않았지만 드디어 시카고의 추운 겨울이 왔습니다. 을씨년스럽게 하루 종일 찌뿌둥해서 애매한 커피만 자꾸 마셨습니다. 잠깐 이었지만 희끗희끗 눈발도 흩날렸습니다. 억울해서 첫눈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식물들을 집안 곳곳에 들여놓았습니다. 흙파리 때문에 포기하려던 식물들을... 마지막까지 들여놓을까 말까 망설였던 이상한 채송화입니다. 보통의 채송화는 일 년생이며 꽃이 피고 씨가 맺혀서 종족을 번식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채송화는 이상하게 다년생이며 꽃이 지고 난 후 씨주머니가 생기지 않습니다. 일 년 내내 여름에는 밖에서 겨울에는 집안에서 꽃이 피고 지는데 일찍 들여놓지 않아서 삐졌는지 지금은 휴지 상태입니다. 3년 차 쟈스민도 키만 크고 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