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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Life goes on & on~(감사 224)

매일 감사 2022. 8. 3. 06:40

모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펜데믹 기간 중 작년 가을 우연찮게 빵집(파넬라 브레드)에서 6개월 동안 일주일에 이틀 일을 했습니다.
처음 생소한 일을 시작할 땐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되는 듯해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은 익숙해지고 사람들과도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올봄 돌봄이 필요한 손녀에게 다녀오느라 빵집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3개월이 지날 무렵 SOS를 받긴 했지만 가능하지 않아서 거절했고 그래서 미안했는데...
다시 3개월 후 지난주 매니저에게서 직원 SNS로 문자가 왔습니다.
동네 고등학교에서 컨퍼런스가 있으며 월, 화 이틀 동안 400개씩 샐러드 박스 런치를 포장해야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겠냐는 간곡하지 않은 부탁과 함께...
물론 내가 아니어도 다른 방법으로 해결을 하겠지만,
오죽하면 내게까지 부탁 했을까 싶어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직장(?) 동료들이 모두들 반가워하며 환영해줍니다.
매니저는 나와의 비밀을 잘 지켜줬고 kate는 내가 나타나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새벽 5시부터 4시간 동안 일을 했는데...
매니저는 새벽 1시부터, 동료 kate는 새벽 3시부터 빵을 굽고 샐러드 준비를 시작했다는 말에 새벽 5시는 이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누군가는 이렇게 생존을 위해 일을 합니다.
오늘은 동료 kate 가 새벽 3시에 출근하면서 나를 위해 던킨 도넛을 한 박스 사 왔습니다.
빵집에서 쉽게 빵을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도넛을...
그녀와 함께 일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맺었던 관계를 생각하면 그녀의 도넛은 사랑이 듬뿍 담긴 특별한 선물입니다.
이틀 동안의 즐거운 노동(?)을 마친 내게 매니저는 연이어 고맙다고 합니다.
일을 도와준 것만이 아닌 흔쾌히 수락해줘서 너무도 고맙다고...
음식을 주문해서 가져가라는 매니저에게 어제오늘 800여 개의 샐러드를 만드느라 지겨웠을 텐데 나는 또 잔인하게 샐러드를 주문합니다.
비록 다른 종류이긴 하지만...
그는 나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해주겠다며 직접 만들어 줍니다.
이러니 내가 그의 부탁을 안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ㅋㅋ

야채보다 과일을 더 많이 넣어준 여름 샐러드~

내가 있던 자리에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갑니다.
그러니 너무 연연하지 않아도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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