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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취소되어 음식도 취소했지만 도토리묵 두 개를 미리 사 온 터라,
한 개는 다른 분께 드리고 한 개는 점심때 우리 밥상에 올라왔습니다.
있는 야채로 만들었는데 양념은 여전히 백 사부님 표입니다 ㅋㅋㅋ
묵과 채 썬 당근과 오이, 양파에 양념을 넣어 무쳐줍니다.
(양념: 밥 수저 기준으로 간장 5, 고춧가루 1, 설탕 1, 다진 마늘 1, 다진 파 1, 깨 1, 참기름 2)
양념을 1 큰술 정도 남겼는데 다 넣었으면 짜고 달고 매울 뻔했습니다.  

저녁엔 전에 만들어 놨던 햄버거 패디와 브리오쉬 빵으로 수제버거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남편은 햄버거가 먹고 싶었는데 잘 됐다며 맛나게 먹어줍니다.
사실 내가 먹고 싶어서 만든 건데 크레딧까지 받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나도 맛있게 먹어줘서 후한 점수를 주려고 했는데 후렌치 후라이는 없냐고 묻는 바람에 빵점을 줍니다. 

남편이 꼭 그게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 그냥 묻는 것일 텐데 음식을 준비한 사람의 기분은 살짝 좋지 않습니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의 금 사과처럼 아름답습니다. 

그러기나 말기나 맛은 최고입니다. 

햄버거를 다 먹을 무렵 벨이 울립니다.
누군가가 냉동 스테이크 전문점 고기를 주문해 주셨습니다.
여기저기 여쭙다가 멀리 이웃 주에 사시는 범인(?)을 찾아냈습니다.
아이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스테이크로 한 끼 구워 먹으라고 식구만큼 주문해 주셨답니다.
기억이 점점 짧아져서 내 일도 기억하기 힘든 세상인데 그걸 기억해 주시니 참 감사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감동을 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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