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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 때문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은 에이~ 하고 지나 보내기를 지난 세월 동안 나름 잘 해왔습니다.
남이 아닌 남의 편인 남편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면 그건 다른 스토리입니다.
남편은 PHD(Permantly Head Damaged...) 학위가 있습니다.
그래선지 일상에선 뇌가 없는 사람처럼 살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훗일을 수습하는 건 오롯이 내 몫입니다.
이번 일이 그렇습니다.
코비드 19이 오미크론으로 여전히 불안한데 우리 집에서 연말 직원 모임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물론 당신은 이미 계획을 했었겠지만 내게 말해 준건 이틀 전이고,
난 그 말에 태클을 걸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어제 5백불 상당의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하루만에 어젯밤에 그 모임을 갖지 않기로 결정했답니다.
이제 주문했던 음식 취소하고 모임에 쓰려고 샀던 물건을 리턴하는 일은 내 몫입니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와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사이에서 늘 일어나는 해프닝입니다.
어제 하루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준비한 모든 일이 모두 원점이라니 허탈합니다.
아침에 우연히 시간이 맞아 친구와의 수다로 속은 좀 후련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까지 설쳤는데 치적치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커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글을 쓰는 중에 남편에게 전화가 옵니다.
많이 미안한지 점심을 나가서 먹자고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주변이 조금 보인다는 거니까 그만큼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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