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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깊어가면서 주일 오후 집에 오면 이미 어두움이 드리워집니다.
저녁을 먹고 피곤한 남편과 함께 팝콘대신 강냉이를 안고 안방극장에서 드라마 스페셜 "딱밤 한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을 봤습니다.
단편 드라마이기에 연속성이 없어 부담 없이 시작했는데 우리 관심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여서 재밌게 봤습니다.
3년을 연인 사이로 서로 익숙하게 지내던 중 여주는 남주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을 딱밤을 맞는 순간 깨닫게 되면서 드라마는 시작됩니다.
독특한 소재로 시작은 가벼웠지만 보는 내내 웃음보다는 진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젊은 연인의 사랑과 이별의 관계 속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 그들의 대화 속에 잠깐이지만 배경처럼 표면 위로 올라옵니다.
이기적인 아빠와 외로운 엄마를 가진 여주와 엄마를 귀하게 여기고 아빠를 살뜰히 챙기는 서브 남주의 부모가 대비되면서 부부 관계의 정석도 보여줍니다.
수학의 정석처럼 인간의 관계가 공식처럼 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여주 엄마가 자신은 그렇게 못 했지만 여주에게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사람과 예쁜 사랑을 하라고 응원합니다.
그래야 외롭지 않다며...
그런데 하지 못할 것 같았던 여주 엄마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남편에게 당분간 떨어져 있고 싶어 큰 언니 집에 간다며 기약 없는 쪽지를 남기고 떠납니다.
계절이 바뀌고 여주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기다려준 서브 남주와 조심스러운 사랑을 시작합니다.
여자 위주로 전개되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우리 집 남자는 억울했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시청이 끝나자 안방극장에 너부러진 빈 그릇을 가지고 부엌으로 내려갑니다.
'딱밤'의 영향이 우리 집에도 생기면 참 좋겠습니다.
https://youtu.be/XLlDIW7 K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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