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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이런저런 이유로 반찬을 만들지 않았는데 오늘은 만들어야 하는 날입니다.
티스토리에 아주 쉽고 간단하게 요리하는 '노란 오토'님의 레시피를 따라 했습니다.
냉장고 구석에 숨어있던 두부로 두부김치를,
싹 났던 감자와 옆집에서 주신 고추로 고추 감자조림을,
지난주 토요일에 원정 가서 수확해온 근대로 근대국을 끓였습니다.
국과 반찬 두 가지가 올라가니 소박한 밥상이 풍성해집니다.
후식은 어제 남은 각종 베리로 예쁘게 먹었습니다.

요리사들이 미리 재료를 저렇게 준비하는 이유는 한가지라도 빼먹지 않기 위해서입니다(가끔 재료를 빼먹는 내 생각). 감자에 물 한컵과 양념을 넣고 졸이다가 고추를 넣고 졸이다가 마지막에 파와 깨를 얹으면 끝입니다. (양념: 간장 5T, 마늘 1/2T, 오일 1T, 설탕 1T) 
두부는 끓는 물에 데치고 김치는 오일, 파, 마늘을 적당히 넣고 볶아주면 끝입니다. 검정깨는 필수입니다.
근대국은 물에 된장을 넣고 끓이다가 멸치가루를 듬뿍 넣고 삶아놓았던 근대 넣고 끓이다가 상에 올리기전에 파를 넣으면 끝입니다. 세 가지뿐인 베리도 입맛을 돋울만큼 예쁩니다. 

집밥을 든든히 먹고 여전히 기온은 쌀쌀하지만 집 앞 강가를 걷다가 샛길로 빠져 부자(?) 동네로 들어섰습니다.
마침 한 집이 이사를 가는지 집안의 모든 물건을 파는 에스테이트 세일(estates sale)을 합니다.
아무것도 살 물건은 없지만 기회에 집 구경이나 하자고 망설이는 남편을 이끌고 들어섭니다.
비싸고 좋은 물건들이 온 집안에 꽉차 있었습니다.
부엌엔 그릇들이, 방들엔 옷과 신발들이, 거실과 홀에는 장식품과 그림들이...
그런데 부엌에 쌓여있는 접시 세트 가격이 내 수준의 새 물건값보다 훠얼씬 비쌉니다.
광고를 보고 오는지 아님 길거리에 세워논 사인을 보고 오는지 차들이 꾸준히 들어섭니다.
미국 사람들은 봄 가을에 집안을 정리하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야드 세일이나 거라지 세일을 합니다.
최근엔 한국의 당근마켓처럼 인터넷(Craigslist)으로 물건을 수시로 사고팔기도 합니다.
암튼 오늘 그동안 말로만 듣던 에스테이트 세일을 재밌게 구경했습니다.

현관에 세일하는 집이라고, 마스크는 쓰고 들어오라고 사인이 붙었습니다. 입구의 분수가 주인이 금속공예를 한 듯, 집안에도 흔적이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접시들이 모여있는 우리집과는 대조되게 근사한 디저트용 접시 세트가 눈에 띕니다. 그릇이 중요한게 아니라 담겨진 음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사고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도 감사했습니다.  
웨딩 드레스도 팔려고 내놓았습니다. 딸이 결혼해서 경험상으로 드레스 값이 천불에서 몇만불까지 하던기억이 있는데...저 드레스는 처음에 얼마주고 샀을지 궁금은 했습니다. 

다양한 물건들을 재밌게 구경하고 빈손으로 그 집을 나섰습니다.
따뜻한 햇살과 예쁜 가을 단풍을 공짜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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