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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시간을 떠나 시카고로 이사 오면서 의식주에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딱 좋은 기회여서 아낌없이 버리고 왔습니다.
물건 버리는 것이 힘든 남편은 내가 못 마땅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상황에 따라 주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보이지 않으면 제대로 찾아보기도 전에 내가 버렸는 줄 알고 주문을 합니다.
크로젯에 있는 걸 찾지 못하고 주문을 하기도 해서 자꾸 쌓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도착한 뭔가를 열어보기도 전에 뭘 또 주문했다며 짜증을 내 봅니다.
그 와중에 지난 며칠 병가로 집안에서 여유롭게 지내더니 안 하던 설거지를 하면서 주방일에 잔소리까지 합니다.
반성(?) 대신 "네네~ 그럼 당신이 하세요" 라며 비아냥 거리고 위층에 올라가 빨래를 시작하며 마음을 달래는데 당신은 뭔가 즐거운지 휘파람을 붑니다.
잠시 후 심술 난 와이프 눈치를 챘는지 비구름이 잔뜩 머물러 있음에도 밖에 나가서 걷자고 합니다.
그런데 못 이기는 체 따라나서길 잘했습니다.
지난주 추웠다 더웠다 하더니 강길을 따라 단풍이 예쁘게 들어갑니다.
나도 그렇게 예쁘고 곱게 늙어가고 싶은데...
남편의 잔소리 소재였던 자루채 구석에 있던 싹 난 감자와 고구마입니다.
사다 놓고 저렇게 만들었다면서 지난날의 잘못까지 들춰냅니다 쪼잔하게끔~
싹은 잘라 살리기로 하고 엣지감자와 군고구마로 만들어 먹고 다시 감사모드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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