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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동네 자연보호 공원에서 입양해온 다육이 두 형제가 서너 달을 발코니에서 다른 친구들과 잘 지냈습니다.
늘 푸르고 변화가 없어서 주인님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오늘은 보니 작은 화분 속에서 아우성입니다.
얼마 전 길쭉이는 새로 태어난 아기 때문에 반갑게 다가갔지만 방관했던 장미 허브라는 아이는 내 옆구리 살 터지듯 미어집니다.
가여운 마음으로 급하게 화분갈이를 해 주었습니다.
어차피 날이 추워지면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야 할 아이라서 그동안의 무관심을 미안해하면서...



발코니의 화분들을 바라보며 겨울을 맞이할 일 년생과 다년생의 운명을 생각해 봅니다.
화분 속의 다육이들은 집안으로 들어와 물과 적당한 빛만 있으면 계속해서 자랄 것입니다.
향기를 주던 고수와 베이즐은 씨앗만 남기고 떠날 것입니다.
토마토와 고추는 한해 열심히 열매를 안겨주고 흔적도 없이 이 땅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나마 일층 텃밭에 있는 코스모스와 들깨, 그리고 금잔화는 땅에 떨어진 씨앗으로 새롭게 태어나 내년에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생명의 길이가 짧고 긴 것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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