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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사태를 뉴스로 접하며 굉장히 슬프고 참담합니다.
어렵고 힘든 한국의 속상한 소식에도 마음이 많이 내려앉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도 온통 슬픈 소식들로 가득합니다.
멀리 사는 딸은 일 년 전 농장과 집을 지으려고 계약했던 땅의 반쪽 소유자가 사기꾼임을 최근에 알게 되어서,
결국은 정부로 넘어가면 경매로 사야만 하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시간이 지금까지 지난 것만큼 더 걸릴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듣고 속상했습니다.
1 에이커인 반쪽 땅을 사지 않았으면 툴툴 털고 지금이라도 새로 시작할 텐데...
어쩔 수 없이 반쪽 땅에 집을 짓고 나머지 1 에이커는 나중에 사게 되면 좋고 아님 말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내가 속상해한다고 전혀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니 그것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합니다.

어제오늘 한낮의 기온이 100도(38도) 넘게 올라가는 늦더위가 극성입니다.
한낮에 밖에 나가는 건 거의 불가능해서 새벽기도 마치고 6시 반쯤 백조의 호숫가를 걸었습니다.
얼마 전 5마리 새끼 백 조중 한 마리가 철끈 같은 걸 삼키고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4마리가 있겠거니 했는데 호수엔 아침 목욕을 하는 새끼 백조가 3마리와 부모뿐입니다.    

백조 가족의 근황을 계속 알려주시는 지인 주민덕에 자주 가지는 않아도 소식은 잘 알고 있었는데...
두 바퀴쯤 지날때 새끼 백조 한마리가 분수 속에 죽은 듯 앉아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궁금해하면서 다시 한 바퀴를 돌다 보니 백조 가족이 목욕이 끝났는지 호숫가로 올라옵니다.
그러자 분수 속에 있던 한 마리 새끼 백조도 슬금슬금 나와서 올라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입가에 무슨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철심 같기도 한 것이 매달려 있습니다.
새끼 거위는 몹시도 고통스러운지 좌우로 연신 얼굴을 문질러 댑니다.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직접 빼주고 싶었습니다 ㅜㅜ

예전에 주민이 낚시 하던 모습을 본것같은데...세워져 있는 수영금지가 아닌 낚시금지 싸인을 붙여야 할 듯합니다. 어차피 먹지 못하고 잡았다 놔줬다 하는 토이 낚시인뿐인데...
부모가 빼주진 못하나? 이것도 오지랖인가?

때마침 관리인 차가 지나기에 붙잡아서 설명을 했더니 내려가서 보고는 잘 알겠다고 하며 떠납니다.
나도 제발 빨리 치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늘 석양만 보다가 오늘은 늦더위 덕에 일출을 봅니다.
태양처럼 새끼 거위도 새로운 날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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