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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의 아침 인사
손자가 자는 시간은 밤이든 낮이든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인데
새벽 5시 반 즈음, 그 소중한 나의 시간을 참새가 방해합니다.
손자의 잠을 도와주는 소음보다 더 시끄러운 참새의 아침 인사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 고부의 점심 식사
내가 집에 있는 날이면 재택근무 중인 며늘이 점심을 주문하면서 나도 먹을 건지 묻습니다.
가끔 내가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바쁘게 일하면서 간단하게 먹는 걸 선호해 그것도 절제합니다.
어젠 냉장고에 남은 음식들이 잔뜩 있어서 점심엔 그걸 먹어야지 했는데
며늘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 점심에 포키 드실래요?‘
간단하기도 하지만 아마도 포키가 먹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냥 그러자고만 하지 꼭 잊지 않고 토를 답니다.
‘그래~ 냉장고에 남은 음식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시엄니를 존중해 줍니다.
‘남은 음식은 나중에 먹어요’
이미 포키를 먹으려고 결정한 며늘에게 다른 말은 안 들립니다.
‘그래 그럼~’
한참 후 며늘이 내 방문을 두드립니다.
“무슨 일인지 오늘 포케집이 점심 배달을 안 한대요”
그래서 무슨 그린 어쩌고 저쩌고 집에서 시킨다기에 또 그러라고 합니다.
”뭐든 너 먹고 싶은 대로 선택해서 x2 주문해 “
왜냐하면 포케나 그 비슷한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려면 뭔가 선택을 한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스테이크집에 가면 샐러드를 시작으로 수프, 스테이크의 종류와 요리상태, 디저트까지 단계별로 선택해야 하듯이,
이 집에서도 6가지를 선택했답니다.
내가 늘 파네라 브레드엘 가는 이유는 그 빵집 메뉴는 내가 꽉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맛이 내입에도 며늘의 입에도 포키만 못합니다.
며늘이 선택을 잘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이 정도면 내가 만들어도 더 잘 만들듯하다’는 끔찍한 말은 음식과 함께 꿀꺽 삼 겼습니다.
* 포키 여담~
암튼 그래서 다시 다음 날 점심으로 포케를 먹었습니다 ㅎㅎ
* 어린이집 하굣길~
바깥세상에 재미 들린 손자가 어린이집에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게 너무 싫어 늘 떼를 씁니다.
어제는 날도 서늘하고 구름도 제법 덮여서 손자 손잡고 걸어서 하교했습니다.
벌써 녹음이 우거진 길을 걸으며 새들과도 다람쥐들과도 소통하면서~
집에 도착할 즈음 한국 할머니가 푸들과 함께 지나가다가 손자에게 소개해줍니다.
‘반가워~ㅁㅁㅇ~‘
강아지 이름을 알려주어 불러보기도 했는데,
이젠 사람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지라~
* 어제 오후 여담
금요일 오전에 동네 커뮤니티 센터로 ‘필라테 클래스’를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요가 클래스는 몇 번 다녀봤지만 낮시간의 클래스는 처음입니다.
게다가 필라테 클래스도 처음입니다.
쭈뼛쭈뼛 눈치를 보며 자리를 잡았는데,
내 자리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큰소리로 나를 부릅니다.
“이안이 할머니~”
자세히 보니 전날 강아지를 데리고 지나가던 그 할머니인데,
우리 집 길 끝에 사신다며 반가워합니다.
헐~ 나는 그녀의 강아지 이름을 까먹었는데,
처음 해보는 필라테 클래스는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쉬긴 했어도 5-6년 요가 경력자임에도 많이 지쳤습니다.
필라테 클래스가 끝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줌바 클래스가 시작됩니다.
힘들어서 그냥 나오려다 잠깐 참여했는데,
흥을 돋우어 주긴 했지만 이내 집으로 왔습니다.
* 숨어서 응가 중~
에너지를 밖에서 쓰고 들어와선지 즐겁게 실내에서 놀아줍니다.
저녁을 먹고 한쪽에서 조용히 ‘끙아~’ 힘을 줍니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배설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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