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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잔소리의 해학(감사 433)

매일 감사 2023. 2. 10. 00:08

* 엄친아의 잔소리
조기교육을 위해 아들을 중학교 때 홀로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빵 터졌습니다.
그 어린 아들이 잘 성장해 좋은 대학에서 학위를 마치고 미국 여인과 결혼을 해서 이제 곧 손자의 출산을 앞두게 되었답니다.
며눌님의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며눌님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아들과 전화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공부하는 동안 그 아들 영어 선생님의 잔소리가 장난이 아니더랍니다.
마치 우리가 자녀에게 하던 잔소리를 되받는 기분이었답니다.
“영어를 배우려면 아시아권 영어 발음을 배우시면 안 됩니다. ”로 시작해,
“공부하는 시간만이라도 영어로만 말하세요!
목소리가 너무 하이톤이세요!
발음을 입 안에서 씹지 말고 자신 있게 말하세요!”
약속한 한 시간의 수업이 끝나갈 무렵,
‘충분하다’는 단어 ’enough‘를 넣어 말하기에,
그 단어를 알고 있어 그 말을 알아 들었더니,
enough를 알고 있었냐며,
영어 단어를 많이 알고 있다며,
칭찬까지 해 주더랍니다.
“영어 가르치는 우리 강사님이 엄마의 영어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더라고요~”
지인이나 나나 이제는 자녀들에게서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ㅋㅋ

* 안과 의사의 잔소리
젊은 시절 눈이 너무 좋아 2.0을 장착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50대 초반부터 노안이 와서 리딩그라스를 쓰기 시작했고 최근엔 그 안경을 쓰지 않으면 장님 수준입니다.
그러다 최근 눈에 아지랑이가 떠다니고 가끔 날파리도 날아디니기에 안과를 다녀왔습니다.
눈에 약을 넣고 백내장과 녹내장, 그리고 아지랑이 검사까지 했는데 모두 안녕하답니다.
게다가 아지랑이는 상처에 의한 게 아니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눈에 대해서도 내가 너무 예민했던 모양입니다.
단지 리딩 그라스 도수가 너무 낮다며 2.25로 처방을 해줍니다.
안과 의사는 어떻게 그 눈으로 1.5를 쓰고 살았는지 신기하다며,
3.0 정도는 써야 하는데 갑자기 도수를 높이면 어지러울까 봐 많이 줄였답니다.
억지로 맞춰서 쓰는 것보다 제대로 맞춰서 쓰는 것이 눈을 보호하는 길이라며 잔소리를 아끼지 않습니다.
듣고 싶지 않지만 들어야 하는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냥 코스코에 가서 살까 하다가 의사의 잔소리에 따라 이것저것 옵션을 넣은 가벼운 리딩 그라스를 주문하고 왔습니다.

* 옆지기의 잔소리
집에 돌아와 눈 검사가 모두 안녕하다는 보고를 들은 옆지기의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아이패드와 셀폰으로 작업하지 말고 가능하면 컴퓨터로 하라고...
책을 읽을 때는 밝은 곳에서 바른 자세로 읽으라고...
On and on and on...
사실 옆지기의 눈 상태는 원래 좋지 않아서 안과에 갈 사람은 본인이면서...
심한 원시와 난시인 데다 최근엔 노안까지 와서 미간에 주름이 심하면서...
정작 본인은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면서 진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오늘은 옆지기도 잔소리로 아내에게 애정표현을 합니다.

* 하나님의 잔소리
최근 레위기를 읽다보니 하나님은 무슨 법규와 규례와 율례를 이렇게도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적어 놓으셨는지 울 하나님 잔소리의 일인자이십니다.
그렇게 해도 알아먹지 못하는 우둔한 나 때문이겠지만...
그 모든 것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인걸 알기에...

잔소리는 사랑이기에 모두의 잔소리를 기쁨으로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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