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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은퇴하면...(감사 730)

매일 감사 2024. 1. 21. 19:48

은퇴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옆지기는 다시 붙박이가 되어갑니다.
역이민 후 일 년쯤은 한 곳에 정착하지 말고 이곳저곳에서 한 달 살이를 해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어떻게 그렇게 놀기만 하냐며 어딘가에 적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 그에게 비록 일 년 동안의 한시적 기간이긴 하지만 적을 둘 곳이 생겼습니다.  
결국 우린 기흥에 아파트를 구해 들어왔고,  
그렇게 그는 자기 분야에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제 그가 둔 적의 모임에 참석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나도 서울을 다녀올까... 하다가 동네 ’ 보라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으로 이태리를 여행하려고 했는데 다른 도서관에 있다기에 ’상호대차‘를 신청했고,  
아쉬움에 여행 블로거들이 쓴 책을 둘러보다가,
윤수훈의 ‘계획대로 될 리 없음!’이 마치 내 처지인듯해 대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작한 그 책의 여행보다 더 여행스러운 재미에 빠졌습니다.  
저녁에 돌아온 옆지기의 저녁조차 준비하지 않고...
귀찮아하며 떡만두 라면을 끓여주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그 작가의 여행길을 이어갔습니다.
두 달 동안의 해외여행 경비를 벌기 위한 알바 현장에서의 솔직한 에피소드,
인천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다시 현장에서 구매한 표로 도착한 영국에서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이후 프랑스, 이태리를 거쳐 한국에 돌아오기까지의 짧지만 긴 여정을 담은 그의 여행담,
마치 남은 그의 인생의 모든 어려움을 소급해서 다 사용한듯한 그가 이제 계획하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여행하듯 살겠노라고 고백합니다.  
일반인들에게 흔히 일어나기 힘든 일들을 그 작가는 두 달 동안 유럽을 여행하면서 겪었으니 앞으로 그는 뭘 해도 두려울 것이 없을 듯합니다.

두 달 동안의 부산살이를 떠나온 지 겨우 보름이 지났습니다.  
그 보름도 기흥의 정착을 위한 기간이었기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나를 잠시 워워~해주는 듯한 작가에게 일단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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