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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력과 양력
양력을 따르는 미국과 한국의 새 해 첫날은 많이 다릅니다.
미국의 새해 첫날엔 몇몇 중국 식당을 제외하고는 모든 가게와 식당이 문을 닫는데,
한국의 새해 첫날엔 가게들은 닫았지만 많은 식당이 문을 연건 밖에 나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밖에 나가면 굶을까 봐(ㅋㅋ) 새 해 첫날 떡국까지 끓여 먹으며 부지런을 떨었는데,
그리고 모든 식당이 닫았을 거라 여겨 간식까지 들고 밖으로 나섰는데,
한국은 음력설이 진짜 설이라는 걸 문을 연 많은 식당들을 보고 알았습니다.

* 시락국파는 ’ 시골집‘
자연만 열렸을 거라는 추측으로 이기대로 향했습니다.  
이기대는 우리를 방문했던 관광객(?)을 모시고 세 번이나 다녀왔지만 정작 힘든 코스는 가지 않았기에...  
이기대 입구에서 왼쪽으로 가면 동생말 전망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오륙도 전망대가 나옵니다.
처음 우리끼리는 작정하고 나서지 않아 짧은 코스인 동생말 전망대까지만 다녀왔고,
두 번째는 방문온 친구와는 둘이서 오륙도 전망대만 찍고 내려왔고,
세 번째는 방문온 수양 사위와 드라이브 코스로 오륙도 전망대와 동생말 전망대의 점만 찍었드랬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부산살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이기대도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한 참을 가서 이기대 입구에 내리니 점심시간입니다.
(참고로, 이기대는 대중교통으로 가야 다시 되돌아가는 수고를 덜을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할매 팥빙수’를 먹으려고 갔다가 발견했던 용호동 전통시장 입구에 위치한  ’ 시골집‘ 의 시락국이 생각나서 가보니 다행히 문을 열었습니다.
일찍 은퇴했는지 직장 때 명패를 문설주에 장식해 놓은 50대 중반 부부가 납작한 시골집을 개조해 주 메뉴인 시락국과 시락국 떡갈비 정식으로 주민들과 함께합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엄마와 미주알고주알 엮는 대화를 엿듣는 것도 정겹습니다.
떡갈비까지 주는 정식 가격이 6500원이면 가성비 최고인데 허겁지겁 뚝딱 해치운 옆지기에게 공깃밥까지 덤으로 줍니다.
땅 파서 밥 주는 시골집, 옆지기 키만큼 낮은 ‘시골집’은 서울 가서도 그리울듯합니다.
‘할매 팥빙수’는 열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문 앞까지 갔다가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ㅋㅋ  

* 이기대 정복
밥을 든든히 먹고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 이기대의 험한 코스로 들어섰습니다.
그동안 보던 바다와는 다르게 파도가 심해도 단순한 바람 때문인 줄 알았는데,
저녁에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일본에 큰 지진이 나서 그 여파로 파도가 그리 멋있었던(ㅜㅜ) 거였는데 영문도 모르고 즐겼으니 미안한 마음입니다.
파도와 동백꽃 말이 담긴 노래까지 부르며 걸었는데...

부산살이 선배가 절대로 나는 이기대 험한 코스를 가기 힘들 거라고 장담을 했는데 그동안 걷기 훈련이 되었는지 그렇게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중간 즈음에 가까워지는 오륙도와 멀어지는 해운대를 바라보며 쉬긴 했지만...

이기대 입구에서 오륙도까지의 코스가 험하긴 했지만 오륙도전망대에 도착하니 성취감으로 뿌듯합니다.
이런 기분 때문에 사람들이 등산과 트레킹을 하나 봅니다.

* 광안리 해수욕장
집을 나선김에 전날 자정에 통신사정으로 취소되었던 송구영신 드론쇼가 어제저녁 7시로 연기되었다기에 광안리로 향했습니다.
여러 번 갔었던 광안리도 여전히 멋있습니다.
7시에 펼쳐질 드론쇼가 가지런히 바닥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광안리 대교 밀면
두 시간 남짓 남은 시간에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면사랑 옆지기가 밀면이 먹고 싶다기에 자칭 죽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광안리 대교 밀면’ 집을 찾아갔습니다.
초량밀면과는 다른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식당 안에 붙어있는 말들이 재밌었는데 꼬맹이 만두까지 재밌습니다.
사람이나 맛이나 재밌어야 즐겁습니다.  
새해 첫날이라고 엿까지 선물로 받으니 그 또한 즐거움입니다.

* 새해맞이 드론쇼
저녁을 먹은 후 3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해변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간신히 인파 끝자락에 자리를 잡았는데 바로 옆에 서있던 수다쟁이 아저씨가 내 영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ㅋㅋ
목소리가 너무 가까워 옆지기가 아님에도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어제도 또 통신장애가 있다며 7시에 바로 시작을 못하더니 30분쯤 후에 짠~ 드론이 올라가더니,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 카운트 다운을 했고,
푸른 청룡이 여의주를 물으면서 드론쇼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기다림과 밀리는 인파에도 불구하고 뿌듯하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새해 첫 하루에 삼시세끼를 먹었고 이기대와 광안리까지 섭렵했습니다.
신기하게 부산은 작은 데 가도 가도 뭔가 있고,
큰듯한데 다니다 보면 다시 제자리입니다.
암튼 부산은 내게 음식도 자연도 살고 싶을 만큼 모두 최고입니다.

후기,
처음부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찍은 사람이 보내와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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