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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빵의 반격(감사 312)

매일 감사 2022. 11. 4. 20:51

교회 응접실에서 새 가족을 만났습니다.
이사온지 얼마 안 돼서
집을 공개하기 민망해서
교회로 오시겠답니다.
심방이라기보다는 면담 같았습니다.
교장실에 불려 온 학생들처럼 다소곳이 앉으셔서
두 분의 지나온 70여 년의 삶을 펼쳐 놓으십니다.
미국에 발을 디딘 1980년의 사건을 시작으로
은퇴 후 자녀 곁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지금까지의 대하드라마가 막을 내렸습니다.
4자녀와 11 손주의 행로는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사람이 살아온 길은 모두 길고 긴 드라마입니다.
감사 표시로 뚜레쥬르 빵 한 상자 건네주십니다.
내가 빵을 구워드리는 빵사모인걸 모르셨나 봅니다.
아직 내가 구운 빵을 선물로 받아보지 못해서...
상자 속엔 추억의 곰보빵 앙꼬빵 크림빵...
그리고 커피번 찰빵 카스테라까지
온갖 종류의 빵을 다 담아 오셨습니다.
당뇨병 환자인 남편의 눈이 휘둥그래 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카스테라만 제외하고
후다닥 냉동고로 집어넣습니다.
안 당뇨병 환자인 내가
빵을 더 좋아하는 내가
하나씩 꺼내 모닝커피와 함께 먹으려고...

아일랜드에 올려놨던 카스테라 반쪽이 사라졌습니다.
반쪽이라도 남겨놓으니 다행입니다.

카스테라와 커피로 아침을 먹으려다가...
내 잔이 넘치는 소동을 벌입니다.
지구 반대편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크고 작은 사고야 어디서든 일어나지만
우린 그 사고가 내 것이 아니길 바라며 삽니다.
가까운 지인의 조카딸이 며칠 전 패혈증으로 소천했답니다 ㅜㅜ
만나보진 못했지만 젊고 유능하고 사랑스러운 딸이었답니다 ㅠㅠ
모두의 하루하루가 안녕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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