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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

바다말고 산동네(감사 691)

매일 감사 2023. 12. 1. 20:27

한 달을 해운대 오피스텔에서 지내면서 코골이 옆지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번 한 달은 장산 근처 산동네 방 두 개 있는 빌라를 선택했습니다.
어디든 100% 다 만족할 순 없지만 깨끗한 집안 때문에 나름 만족하려 했는데, 지난 이틀 주차 전쟁으로 실랑이를 하다가 할 수 없이 숙소에서 좀 떨어져 있는 공영주차장에 필요할 때마다 하기로 했습니다.
주차가 가능하다고 했던 숙소 호스트가 미안해하며 주차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해주니 그것도 고맙습니다.

옆지기가 이틀을 집콕하더니 바람을 쏘이고 싶어 해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 대독장‘ 센텀지점 김치찌개집엘 다녀왔습니다.
감기가 여전해 바람을 쏘이면 안 되는데...
어쨌든 찾아간 식당이 재밌습니다.
이번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잘 숙지했습니다.
지난번 모두 맛있다는 당근 칼국수집에서 지시를 따르지 않아 맛있는 칼국수를 맛없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사 들어가면 사려던 3인용 밥솥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니 두루치기와 함께 살짝 끓인 양푼이 김치찌개가 불위에 올라갑니다.

김치찌개가 끓는 동안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계란 프라이를 합니다.
일인당 두 개가 허용된다지만 난 한 개만 먹기로 합니다.  
전 사람이 기름을 많이 부어놓은 팬에 하다가 기름이 퍽퍽 튀기도 했습니다.
기름은 살짝만 두르는 걸로...

구리와 주석(78:22)으로 만든 건강에 좋은 밥그릇에 귀리 섞인 밥을 푸고 김치찌개를 얹어 계란과 김가루를 넣어 쓱쓱 비벼 정신없이 먹다가 중간에 정신 차리고 찍긴 했으나...

남은 국물에 다양한 재료로 우려낸 육수를 붓고 라면사리를 넣어 끓여 먹으니 배가 든든해 두루치기는 싸가지고 왔습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고 들어섰기에 식당 안은 조용했지만 늘 줄이 긴 식당이랍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저녁에 옆지기가 다시 콜록거리기에,
전북죽과 감기약을 사러 나갔다가 뒷길로 돌아오다 보니,  
반짝이는 네온사인들 속에 이상한 가게들이 보입니다.
술로 찾지 못한 신천지를 철학관에서 찾아주려나...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주차 전쟁 후기,
짐작건대 울 숙소 주인은 이 집을 싼값(월세가 500/3만이면 가능한 곳임)에 구입한 후 새집같이 리노베이션을 해서 에어비앤비에 올렸고 우린 그 사진에 만족해 들어오게 되었는데...
비록 빌라 건물로 3세대가 살지만 그분은 자기 집 앞에 차를 세우면 될 거라 생각해 주차가 가능하다 올렸던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외국 관광객은 차를 소유하지 않기에 그동안은 문제가 없었을듯합니다.
사실 부산 시내에서는 버스와 지하철이 잘 돼있어서 자차가 필요 없습니다.

처음 도착해 지시대로 집 앞 빈자리에 주차를 했는데 다 저녁에 어떤 젊은이가 비록 자기 집 앞이 아니어도 오랫동안 자기가 그 자리에 주차를 했기에 자기 자리라고 권리를 주장합니다.
지정 장소가 아니어서 아무나 세울 수 있었기에,
우리와 숙소 주인은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틀을 이리저리 빈자리로 쫓기다가 포기하고 결국은 유료 공영 주차장으로 자진 철수를 했지만,
주차 전쟁을 치르면서 모양은 다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떠올렸습니다.  
팔레스타인이 오랫동안 살던 땅에 이스라엘 백성이 나타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가라고 하는 것과 같은...
공공주차장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보통 지정되지 않은 공간 외에는 집 앞에 조차 차를 세우는 것도 불법이라고 합니다.
어쩌다 한번 단속이 뜨면 몇만 원 벌금을 내기도 한답니다.  
이래저래 조금 손해 보면 속은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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