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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틀이 남은 이번 한 주의 일기는,
최근 일일 이 드라마 중인 ‘도깨비’를 연상케 합니다.
900년을 죽기 위해 살고 있는 도깨비의 기분에 따라 일기가 변합니다.
월요일엔 백 미터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좌욱한 짙은 안개로 나의 운전을 방해하더니,
화요일엔 봄을 재촉하며 주룩주룩 내리는 비로 나를 도서관에 가두어 버리더니,
어젠 밤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을 하얀 이불을 덮어 춥지만 포근한 하루로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환한 햇살로 쌓인 눈을 눈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어제는 긴 세월 동안 함께 신앙생활하던 오랜 지기들을 만났습니다.
간헐적으로 만났던 모든 만남이 다 좋았지만 이번 만남은 모두에게 특별합니다.
서울은 물론 가까이 동백과 기흥, 강원도 둔내에서 수원으로 모였습니다.
아니 정확히 우리가 모인 곳은 수원의 ‘망포’라는 곳이었습니다.
전국방방 곡곡에 다양한 도시 이름들이 있겠으나 망포는 처음 가보는 곳이기에 여행모드를 장착하고,
차로는 17분 거리지만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40분 동안 가는 코스를 선택했는데,
대중교통이 탁월한 선택인걸 나와서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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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에도 만나지 못했던 예쁜 나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눈에만 예쁜 건 아닌 듯 노 부부도 강아지와 함께 산책 중입니다.
강아지는 눈밭에 뒹굴고 할머니는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눈을 조심스레 촬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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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빨리와도 또 늦게 와도 좋았습니다.
첫 번째 버스는 지나치게 빨리 와서,
두 번째 버스를 갈아타는 삼성전자 중문정류장에서는 사람들이 바쁘게 들어서는 식당들을 구경하느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11시 반도 되지 않은 시간에 끊임없이 밀려 들어가는 토종 순댓국집이 미소 짓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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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니 그 이름들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내가 내려야 할 곳이 다가와 긴장하고 있는데,
정류장 이름이 ‘그대(한글)가(한자) 센트럴파크(영어) 아파트‘입니다.
ㅎㅎㅎ 글로벌 시대다운 아파트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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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장소인 ‘더판타지움’에 도착했습니다.
입구에 밀어놓은 하얀 눈과 어울리는 백곰,
영어로 쓰인 별다방과 신발가게...
지금 내가 선 곳이 한국인지 미국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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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들어서니 그리운 얼굴들이 환하게 맞이합니다.
얼마 전에 만났든 오래전 만났든 만남은 늘 반갑고 즐겁습니다
오랜만에 나누는 삶의 고단한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위로와 힐링이 됩니다.
함께 하기로 했던 선배 언니 한 분은 다른 스케줄로 못 나왔는데 최근에 암이 발견되었다기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언니의 암이 감기 같은 아픔이길 소원합니다.
잠깐의 숙연함은 화려한 음식이 서빙되자 모두 망각이라는 신의 배려로 맛과 수다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식은 한국 셰프의 손에 들어가면 매직 메뉴가 됩니다.
샐러드도 파스타도 스테이크도... 정말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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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름이 어글리(ugly)일지라도 우리의 만남은 뷰티플(beautiful)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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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 발견한 식당들 간판 글귀가 재밌습니다.
‘둘이 먹다 하나 죽는다는 건 옛말 우리 평생 같이 먹자’
오늘도 대한인들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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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점심식사로 시작된 망포 더판타지움 어글리 스토브에서 1차,
망포역 근처 영통 뜨란채 선배언니 집에서 간식과 주식으로 이어진 2차,
겸사겸사 망포 내외와 조촐한 우리 집에서의 3차,
기준과 제한이 없었다면 우린 아마 끊임없는 간식과 주식을 되풀이하며 날밤을 지새웠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좋은 날을 기대하며 아쉬움으로 헤어졌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하기를...
What a Beautiful Day!
![](https://blog.kakaocdn.net/dn/b4BuYw/btsFDFBvsaq/NMe4QYBDpDFtfTfQ4cFGU1/im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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