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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코스코에서 전쟁 같은 쇼핑을 하면서 정작 필요한 계란은 사지 못했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 계란이 동이 났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이어선가 싶어 오늘은 오전에 가봤습니다.
이른 시간 이어선지 있긴 있었지만 2팩이상 가져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한 팩에 다섯 다즌이 들어있어 한 팩도 사기엔 힘든 양이였습니다.
다섯 다른...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혹시 사지 못한 이웃과 나눠 먹겠다고 사 왔습니다.
그리곤 건넛집 젊은 부부에게 전화하니 마침 코스코에 장을 보러 나갔다고, 계란도 살 거라고, 합니다.
반갑게 나눠먹자고 했더니 계란(2 & 1/2 다즌)을 가져가고 컵 자몽 한 박스를 주고 갑니다.
나의 오지랖이 또 민폐를 끼쳤다며 옆지기가 궁시렁댑니다.
아니~ 계란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며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오마하 스테이크가 배달됩니다.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내게 어르신이 잊지 않고 보내주십니다.
그 어르신...10여 년 전 특별한 날 고급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사주셨습니다.
요리는 못해도 먹는 건 잘하는 내가 정말 맛있게 먹었나 봅니다.
그 이후 떠나기 전까지 해마다 기억해 주셨었는데...
3년 전 헤어진 후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는 좋은 날들을 이렇게 기억해 주십니다.
나도 나름 기억을 한다고는 하지만 늘 되로 드리고 말로 받습니다.
누군가에겐 나도 되로 받고 말로 주기도 하지만,
스테이크 때문은 아니라 그 어르신의 꾸준함은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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