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가 떠날 날이 다가오면서 이안이가 할머니 없이 마주해야 할 인생수업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일 유아원이라는 어린이집엘 등원했습니다.누구에게나 살갑게 웃어주던 아기였는데,어젯밤 잠을 설치더니 아침엔 생떼 모드였기에, 엄마아빠 특히 할머니가 걱정을 잔뜩 안고 내려놨더니,웬걸~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서 할머니가 가든 말든 상관이 없습니다. 이안이 너~ 아빠처럼 B형 남자 맞는구나 ㅋㅋ일단 이번 달은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만 놀러 다니기로 했습니다.생각보다 적응을 잘해서 백오십만 원 정도 드는 반나절 반이 그렇게 아깝지만은 않습니다. 반나절 반과 온종일 반의 가격차이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달에 잘 적응하면 담달은 온종일 반으로 다녀보고,그다음 달엔 아예 내가 없는 것처럼 스케..

오래전 잘 알고 지내던 부자 사람의 단상이 떠오릅니다. 결혼한 자녀에게 어느 정도 도움을 주면 기초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돼서 삶이 고달프지 않을 거라는...그분의 아들이 변호사인데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집을 사주면서 하던 말이었습니다.호불호가 있겠지만 재정 때문에 자신의 일에 치이지 않게 하고픈 부모의 마음이었을 겁니다. 이안이와 블록 쌓기를 하다가 떠오른 생각입니다.블록 쌓는 걸 재밌어하는 두 살도 안된 아기의 탑은 너무도 쉽게 무너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 챈스로 기초 공사를 튼튼히 해줘 봤습니다. 무너지긴 마찬가지였지만 어제와는 달리 남아있는 기초블록에 곧바로 재건에 들어갑니다. 기초 공사... 돈대신 그걸 제대로 가르치면 되려나?성년 이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한 아들에게 슬쩍 그런 이야기를 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줄 아는 때가 되었습니다. 자기가 먹는 음식을 인형은 먹지 못하는 걸 알면서 나눠먹는 척합니다.아직은 자기의 최고 음료인 우유를 자기 분신인 토롱이와 함께 나눠 먹습니다 ㅋㅋ사실 먹보지만 나눠 먹는 건 잘하긴 합니다. 곁에서 할머니 커피가 담긴 텀블러가 몹시 궁금해 하지만 뜨거운 걸 알고 잘 만지지는 않습니다.손가락으로 꼬맹이 하트를 날리기도 하더니 언제부터인가 짧은 팔로 커다란 하트를 그리며 사랑을 표현합니다. 너의 그 사랑이 할머니의 발목을 잡고 있답니다.

사돈어르신의 생신이 두 주 전이었는데 모두, 정말 나만 빼고 양쪽집안의 모든 가족이 독감에 걸려서 어른의 생신을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이제 모두 회복이 되었고 외할아버지 내외는 손자가 보고 싶으셔서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한문은 ‘강남’인데 중국사람들이 ‘장난’으로 읽는 고급진 중국집에서 오리고기를 먹었습니다. 어려운 자리라 사진이 없어 아쉬운 점심이었지만,디저트로 카페베네에서 붕어빵을 먹으면서 몇장 남겼습니다. 개당 4불이 넘었지만 찹쌀이 섞여 바삭하고 팥을 많이 넣어 주기에 사돈네가 가끔 찾는 카페랍니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 동네에서 두 개 천 원에 사 먹던 붕어빵을 추억하면서...점심식사 후 헤어지는 길목에 나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 전시 중인 독일 낭만주의 미술가 프리드리히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새들의 트윗 소리에 잠이 깨고 햇살은 따사로워도 아직은 겨울이지만 나의 맨해튼 행은 멈출 수 없습니다.바람은 좀 불지만 오랜만에 좋은 날인데 기다리던 여행메이트에게서 소식이 없습니다. 오늘은 내가 먼저 ’ 굿모닝‘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바로 이어서 ’ 콜 미‘라고 답이 왔습니다.왜 연락을 안 했냐고 바쁘냐고 했더니, 왜 항상 당신이 먼저 연락을 해야 하냐며,내가 귀찮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사실 나는 그녀가 귀찮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우린 그렇게 서로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참으로 복잡 미묘합니다. 좀 늦긴 했지만 바로 뉴욕행 버스를 타고 42가에 도착해서 A 지하철을 타고 Pier 26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입니다. 전망 좋은 ‘City Vineyard by..

* 어린이집 찾기손자 이안이를 봐주러 온 지 10개월 차에 들어갑니다.그리고 이곳을 떠날 날이 4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손자를 봐주는 것이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호인 상태라도 무작정 계속 이곳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첫 번째로 시작해야 할 일이 이안이에게 맞는 데이케어를 찾는 것입니다. 이곳 뉴저지는 한인들이 많이 살아선지 한국식 어린이집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를 한국아이로 키우려고 학교를 시작하기 전엔 한국말만 쓰게 하려는 학부모들이 많아서 인듯합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있는 두 한국 어린이집을 방문했습니다. * BLC(Bright Learning Center)어제는 BLC라는 영재 유아원을 방문했습니다. 며늘과 내가 원장님과 상담을 하는 동안 이안이를 클래스에 집어넣었더니 조용히 주변을 살피며 처음..

두 주전 집 앞 건널목을 건너다 차에 치어서 엉덩방아를 찧었고 시니어의 고관절과 엉덩이뼈가 걱정돼서, 사실 그렇게 다치셔서 여생을 침대에 누어서 지낸 분을 잘 알고 있어서,사고 때문에 앞으로 4년 동안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는 17세의 신데렐라 운전 면허증 소지자의 날벼락에도 불구하고,병원에서 검사를 하기 위해 경찰 리포트를 했는데...뒤 늦게 날아오기 시작하는 병원비를 내 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뉴저지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허가받은 도둑(변호사님들에게 죄송합니다만)에게 상담을 하니 뉴저지는 사고가 나면 각자의 보험으로 해결을 해야 한답니다. 내가 임시 거주자여서 차도 없고 보험도 없다니 그럼 같이 사는 아들의 자동차 보험으로 클레임을 해야 한답니다. 헐~ 뭐 이런 법이 다 있답니까?이..

아들이 바쁘게 지내는 동안 내가 이안이와 힘들었을까 봐, 오늘 하루 일을 쉰다며 나보고 하고 싶은 걸 하라는데,내가 주중에 이안이 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본성이 와일드한 코끼리를 훈련하는 방법같이 줄에 묶어 움직임을 제한한 후 스스로를 포기할 즈음 줄을 풀어놔줘도 자기가 행동하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결국 봄날 같은 날 이안이와 산책 나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에 나설 채비를 하니 아들이 따라나섭니다. 셋이서 산책 겸 점심 데이트를 하자며...아직 시간이 일러 메인 광장에서 애피타이저를 만듭니다. 햇살은 따사로운데 바람이 좀 차갑습니다.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딤섬집으로 정해 걸어갑니다. 뭘 하든 즐거운 이안이 덕에 함께 즐겁습니다. 메인에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