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끝자락을 알리기라도 하듯, 밤새 우르릉 쾅쾅 천둥과 함께 세찬 가을비가 내리더니, 오늘 하루는 무척이나 시원합니다. 한국에서 심하게 내린 터라 예쁘게 보이지 않는 비일지라도, 물주는 나의 수고를 덜어주니 내게는 단비입니다. 오후에 나가니 뒤뜰의 꽃들도 가을 준비가 한창입니다. 우리 집과 동갑내기 블루베리는 벌써 붉은 옷을 입었습니다. 부추와 고수는 꽃으로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부추는 지인들이 주셔서, 고수는 가게에서 사다 먹었더니 주인님께 꽃으로 응답합니다.
일상(Daily Blessing)
2022. 8. 21. 07:30

채소보다 꽃을 좋아하는 주인님의 사랑이 그리워 깨가 꽃을 피웁니다. 모든 채소가 그렇듯 깻잎은 참 착합니다.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 작년 가을부터 땅 속에서 잠자다 스스로 깨어났습니다. 물만 제대로 주면 손녀 손바닥만한 깻잎을 끊임없이 우리집 밥상에 올려줍니다. 너무 잘 퍼져서 어떤 집에선 천대를 받기도 하지만 우리집은 아닙니다. 깻잎 피클을 담그면 되니까 잎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며칠전 다시 핀 부추꽃을 들여다보며 사랑에 빠진 나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깨가 불쑥 꽃을 피웁니다. 꽃으로도 사랑받고 싶은 모양입니다. 예쁜 꽃까지 피워줘서 고맙다고 다가가 인사를 합니다.
일상(Daily Blessing)
2021. 8. 22. 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