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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남편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사람입니다.
뭐든 옆에서 챙겨줘야 하고 가끔 저지르는 일들의 수습은 내 일입니다.
어제저녁 결혼 40주년을 맞으신 내외분과 화교가 운영하는 유명한 중국 식당(Chef Ping)에서 저녁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남편이 전화기를 그 식당에 떨어뜨리고 온 것을 알게 된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서였기에 당황스러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뇌의 기능을 전화기에 담아놓고 사는 남편이나 나에게 전화기 없이는 멘붕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전화기의 위치를 추적하니 여전히 식당에 있습니다.
그러나 월요일이 그 식당의 공식 휴일이라며 한숨을 위아래로 쉬며 걱정하는 남편을 데리고 그냥 무작정 가 봤습니다.
식당 문은 닫았지만 다행히 일주일 음식을 준비하는지 주방에 사람들이 있어서 카운터에 보관된 전화기를 찾았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간 식당에서 전화기를 찾게 되니 오늘의 나머지 모든 시간은 선물이며 은혜입니다.
그렇게 얻은 시간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그 식당 근처에 있는 엘크 공원을 걸었습니다.
오후부터 비 소식이 있어서 구름이 잔뜩끼긴 했지만 일 년 만에 걷는 그 공원길은 특별합니다.
때로는 계획했던 일보다 다가온 뜻밖의 일들로 인해 때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오늘은 울뻔하다가 행복하게 웃는 날입니다.
걷기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온 순간부터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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