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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천사들(감사 342)

매일 감사 2022. 11. 23. 11:53

* 천사 1
드디어 내일 우리 집 천사 손녀가 날아옵니다.
따뜻한 동네에서 오는 천사에게 깨끗한 오리털 이불을 덮어 주려고 동네 빨래방엘 갔습니다.
두꺼운 이불이 가정용 세탁기에 빨기엔 너무 커서...
세탁소에 맡기면 개당 50불은 줘야 하고 며칠을 기다려야 하니,
시간도 없고 절약도 할 겸 직접 빨기로 했습니다.

우리 집을 경계로 오른쪽은 가난한 동네이고 왼쪽은 조금 덜 가난한 동네인데,
왼쪽에 있는 빨래방은 거리가 좀 떨어져서 가까운 곳에 있는 오른쪽 빨래방으로 갔는데,
오른쪽 빨래방은 전에 갔던 왼쪽 빨래방과는 다르게 지저분합니다.
게다가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불편합니다.
기계에서 동전을 바꾸려고 보니 20불짜리는 투입이 안되고 10불짜리만 가능합니다.

* 천사 2
'조셉'이라는 백인 할아버지가 당신은 매주 화요일(오늘) 그곳에 빨래하러 오는데,
기계에 동전이 없는 경우가 간혹 있어 은행에서 미리 바꿔가지고 온답니다.
거의 끝나가는 중인 그가 마침 가지고 있던 25센트 두 덩어리를 나의 20불로 바꿔줍니다.


이불 빨래 용인 대용량 세탁기에 동전을 넣으려고 보니 2개가 모두 일을 하지 않습니다.
동전 넣는 곳이 막힌 걸 빨래와 세제를 모두 넣은 후에 발견했습니다 ㅠㅠ

다시 꺼내 중간 사이즈 세탁기로 옮겼는데 좀 작아 보여 빨래가 되는 건지 궁금해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흑인 아저씨가 물이 차면 빨래가 될 테니 걱정 말라며 안심을 시켜줍니다.

* 천사 3
흑인 아저씨는 물빨래가 끝난후 드라이기에 넣고는,
당신은 기다리는 동안 옆에 있는 맥도널드에 가서 아침을 먹으러 간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커피 한잔 사다 주겠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에 이미 한 잔 마셨지만 그가 의뢰하는 커피는 마셔야 할 것 같아 수락을 했고,
고맙지만 미안하니 돈을 주겠다고 하니 손사래를 칩니다.
조금 후 나타난 그의 손에는 맥도널드 커피가 아닌 던킨 도넛 커피가 들려 있습니다.
맥도널도 커피는 싸지만 던킨 커피는 조금 더 비싼 걸로 아는데...
빨래를 마치고 떠나는 그에게 맥도널드보다 비싼 커피를 사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오히려 그는 나의 땡스기빙(이번 주 목요일)을 축복하며 문을 나섭니다.
가난한 손길로 전해준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오래전 봤던 'pass it forward'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영화를 떠올립니다.
실제로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던건데,
나무 위키에서 퍼왔는데 내용은 뭐 이렇습니다.

"우연은 없습니다. 사랑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무언가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내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해 주되,
도움을 받은 사람은 다른 세명의 사람에게 같은 조건의 도움을 베푼다.

주인공 아이(트레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인데...

받은 사람에게 되 갚는 게 아니라(pay it back),
받은 사람과는 상관없는 어려운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pay it forward)입니다.
누군가의 호의가 지금 당장은 변화가 없는 듯 보이지만...
영화속 아이의 호위는
마약중독자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고,
그 마약중독자는 자살하려던 여자를 구해주고,
선생님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하고,
그 과정 중에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도 조금씩 변하게 되는데,
안타깝게 주인공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친구를 돕다가 죽게 됩니다.
그의 죽음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선행을 위한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아마도 세상엔 알 수 없는 선행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을 겁니다.
암튼 올 추수감사절엔 나도 작은 pay it forward를 실천해 봐야겠습니다.
나와 관계없는 사람에게 사소한 커피 한 잔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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