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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Blessing)

오롯이 혼자서(감사 220)

매일 감사 2022. 7. 30. 08:04

24시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지내는 날입니다.
혼자지만 아침밥을 제대로 먹기로 합니다.
지난주에 권사님 한분이 직접 키워주신 올개닉 근대로 국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근대국... 고향을 느끼기에 충분한 향이 있습니다.
물 2컵, 된장 2큰술, 멸치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넣고 끓이다가,
등뼈(?)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은 후 손가락 길이로 잘라서 넣고 더 끓이다가 송송 썬 파와 후추를 조금 치면 끝~
(백 사부님은 조갯살을 넣으라는 없어서 새우가루를 조금 넣었습니다)

미국에 40여년 념게 살다보면 모국어도 영어도 손가락도 다 따로 갑니다.

날이 너무 좋아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와 빨래를 했습니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으면서 남편이 빨래통에 양말을 제대로 벗어놓지 않는 걸 보고 빈정이 상했는데,
건조기 필터에 내 바지 주머니에서 빼지 않은 영수증이 빨고 말리는 과정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아이고~ 너나 잘하세요"를 스스로 들려줍니다.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브리오쉬 빵에 냉장고에서 굴러다니던 삶은 계란을 처리하기 위해 계란 오이 샌드위치를 만들었습니다.
삶은 계란 1개, 잘게 설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 짜준 오이 1/4개, 마요네즈 1큰술, 머스터드 1/2작은술을 넣고 잘 버물여서 예쁘게 먹었습니다.

오후엔 넷플릭스에 잠깐 들어갔다가 랭킹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바이벌 미드 'keep breathing' 6개 에피소드를 몰아서 봤습니다.
그나마 한국 드라마처럼 길지 않고 30분씩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니면 지금쯤 나는 페인이 되었을 겁니다.
문제는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재미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스릴러라서, 다음이 궁금하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래서 내가 목적 없이 유튜브와 넷플릭스에 들어가는 걸 꺼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튼 혼자라는 이유로 벌건 대낮에 오만 가지를 다 합니다.
https://youtu.be/pfhCEXLnQh8

긴장하고 집중해서 드라마를 봐선지 출출합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 부침개를 만들어 주려고 이틀 전에  천연 발효종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마침 충분히 잘 자라줘서 혼자라도 부쳐먹기로 합니다.
전엔 빵을 굽고 남은 걸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서 김치전을 만들어 먹었는데,
이제 김치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키웁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때때로 아이러니합니다.

물과 밀가루로만 키우는 우리집 애완균, 천연 발효종^^
신김치, 맛살, 깻잎, 청양고추와 발효종을 적당히 넣고 쉑쉑~
절대로 나눠먹지 않을 맛입니다. 남편없이 혼자 먹어서 다행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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