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엔 태어나서 한 달 즈음이었으니 올해로 이안이는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했다는 첫 번째 핼로윈을 맞았습니다. 36년 전 2살과 3살이던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 와서 처음 맞이 했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무슨 캐릭터였는지는 잊었으나 바구니 하나씩 들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더니 온갖 다양한 캔디가 한가득이었던... 그리고 그 캔디를 일 년 내내 먹었다는... 그렇게 시작했던 핼로윈을 이제 손자가 즐기게 되었습니다. 아들 친구의 친구가 여유분이라고 준 호랑이 옷을 입고 ‘어흥~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를 하러 나갔습니다. 따라나서려다 아들내외의 친구들 가족이 함께 모여 겸사겸사 모임을 갖는다기에 집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집에 사다 놓은 캔디가 없어 동네 도서실로 도망을 갔습니다. 앞서가는 가..

늦게 결혼하고 더 늦게 아이를 낳았으니, 손자가 대학 갈 무렵 아들내외는 환갑이 된다며, 둘째는 언감생심이라며 주인공인 외동아들은 온 우주의 중심입니다. 핼로윈에 입을 호랑이 옷을 선물 받았기에 거기에 맞춰 아들은 푸베어, 며늘은 피글릿이랍니다. ‘똑똑’ 방문을 두드리더니 푸베어가 들어옵니다. 주문한 커스툼이 도착했다며 ㅋㅋㅋㅋㅋ그런데 문제는 이안이입니다. 푸베어 옷을 입은 아빠를 보고 기절하듯 웁니다.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도 공포와 두려움을 알게 되었다는 게 신기해 자꾸 애를 울립니다.공포의 눈으로 바라보던 푸베어가 옷을 벗으니 사랑하는 아빠였음을 알고 회복은 됐지만 남은 두려움에 벗어놓은 옷 근처는 피해 다닙니다.낮에 동네를 산책할때 장식된 무서운 모습엔 오히려 관심을 보이며 즐겼었는데...오래..

이안이는 아들내외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서로의 시간을 할애해 울리기도 하고 재우기도 하면서 돌보는 중입니다. 그 덕분에 나는 비록 방에 갇혔지만 쉼을 누리는 중입니다. 섭섭한 마음이 희미해지니 또다시 엄마와 할머니의 마음으로 쇼핑을 나섭니다. 아들내외를 위한 콩나물과 두부, 이안이를 위한 브로콜리와 앙팡치즈를 사러 나섰는데 날이 금방 어두워집니다. 마음먹은 후 잠깐 지체했을 뿐인데...가는 길목엔 나무들이 예쁘게 옷을 입기 시작합니다.돌아오는 길목엔 그동안 낮에만 보던 핼로윈 장식이 빛을 입고 협박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장식은 스산한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ㅋㅋ포트리 메인스트릿은 크리스마스 스피릿입니다. 온통 나무들이 불빛을 입고 얼마 남지않은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시작합니다. 늦은 봄과 여름을 정신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