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파릇파릇 올라오는 따뜻한 오후~ 어깨 무거운 옆지기에게서는 기대할 것이 없어 포기하고 도서관으로 베트남 여행 책을 빌리러 가는데 벨이 울립니다. 두 언니가 영화 ‘소풍’을 보려 가다가 내 생각이 나서 울동네로 달려오셨습니다.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됐지만 여전히 반가운 언니들과 영화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언니들이 오는 동안 설렘으로 동탄역 cgv로 예약을 했습니다. 영화는 세상 모든 시니어들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서글픈 가능성을 2시간 동안 펼쳐 놓으며 우리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누군가 소풍 같은 우리 인생의 마지막 머무는 곳이 요양원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누구도 요양원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지 않기에, 건강해지려고 운동도 하고 건강식품도 챙겨 먹기도 하지만 그게 어디..

80대 중반이신 이모 내외와 007 작전을 벌인 하루였습니다. 혈연보다 더 진한 관계인 이모와 이모부께서 우리가 새로 정착한 기흥집에 다녀가시기 원하셨는데 마침 어제가 두 분의 결혼 55주년 기념일입니다. 두 분의 파란만장한 55년 역사 중 45년을 간헐적으로 공유하고 있으니 내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모는 같은 여자래서... 이모부는 속사정을 알아주는 유일한(?) 딸 같은 존재여서... 조카의 회동이 반가운 두 분은 이 참에 영화‘건국전쟁’까지 보고 싶어 하셔서...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하루는, * 나의 현주소 기흥에서 9시 출발-> 밤새 내린 눈이 온 산천을 하얗게 옷을 입혔는데 혼자 운전하느라 사진은 감탄으로 대신했는데 도착해서 이모댁 12층 창문으로 내려다보면서 그 감탄을 감동으로 담아왔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