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여행을 떠납니다. 뭐든 미리 해야 하는 남편이 내가 잠시 머뭇거리는 걸 참지 못하고 저만치 앞서갑니다. 유럽 연맹국은 일단 어느 한 나라에 입국을 하면 다른 나라는 쉽게 입국할 수 있나 봅니다. 스페인은 백신 접종 완료 서류를 요구해서 미리 만들었는데... 독일을 경유해선지 보거나 묻지도 않고 들여보내 줍니다. 생전 처음 발을 디딘 바르셀로나에서 생애 처음 유럽 차를 빌려보는데, orbitz.com에서 비행기와 자동차를 패키지로 예약했고 그곳에서 제공하는 렌트회사가 현지 회사라 찾아가는 길이 멀고 험했습니다. 서로 소통이 안돼서 셔틀을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이리저리 방황하며 결국은 1시간이 지나서야 만났으니 통과의례를 제대로 치른 셈입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우리의 스페인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열흘간의 스페인 자유 여행을 마쳤습니다. 매력 덩어리인 스페인을 떠나오기는 많이 아쉬웠지만, 집에 돌아오니 익숙함과 편안한 일상이 반겨줍니다. 어제저녁 피곤해서 일찍 잠들긴 했지만, 새벽 3시인데 아침 10시인 스페인 시간에 잠이 깨었습니다. 짧지만 다른 시간대에 살다오니 시차 적응까지 합니다. 스페인... 발길 닿는 곳마다 웅장한 성당과 화려한 박물관에 놀라고, 시간을 거꾸로 간듯 여전히 존재하는 중세 마을에 놀라고, 다양한 음식의 맛과 가격에 놀라고, 낯선 곳에서 쩔쩔매는 이방인에게 갈 길을 제쳐놓고 도와주는 친절함에 놀라고, 코비드 19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거리를 꽉꽉 메우는 관광객들에 놀란 여행이었습니다. 스페인... 은퇴하면 그곳에서 '일 년 살기'를 해보자고 간절함 담은 농담도 했습니다.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