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선한 새벽기운도 한낮의 더위를 잠재우지 못하는지, 아침 일찍 발코니에 나갔다가 후끈하기에 다시 들어오려는데 쟈스민이 인기척을 냅니다. 다시 돌아보니 올해 꽃피기를 끝낸 줄 알았던 그에게 꼬물꼬물 꽃망울이 마구마구 올라옵니다. 여름 장미처럼 피고 지고를 반복하나? 꽃 전문가가 그러는데 한번 핀 쟈스민 꽃은 하루이틀이면 지지만 일 년 내내 피고 지는 꽃이랍니다.또 내 발걸음을 잡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공기 청청 식물이라는 뱀 플랜트가 곁에 새끼를 낳았습니다.네 송이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첫 번째 금잔화 꽃이 시들어 가니 곁에 다시 꽃봉오리가 올라옵니다. 가냘픈 줄기에 이렇게 풍성하게...발코니의 화려함을 담당하는 꽃기린은 여전히 왕관을 차지하며 세대교체 중인데, 틈새를 노려 작은 꽃이 올라옵니다.환기..

늘 소녀처럼 해맑게 웃으시며 파킨슨으로 고생하시던 남편을 10여 년간 간호하셨던 권사님... 당신이 간호사로 은퇴를 하셨기에 남편을 돌보느라 허리가 굽도록 요양원 대신 병원과 집을 오가며 직접 간호하셨던 권사님... 작년 초 코비드로 남편을 보내드리고 이제 좀 허리 피시고 지내실만하셨던 권사님... 연세가 적지도 않았는데 남편 병간호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셨던 권사님... 늦도록 결혼하지 않은 딸을 어떻게든 가정을 이뤄주고 싶으셔서 애쓰셨던 권사님... 지난 10여 년의 우리와는 아픈 기억들이 더 많았던 권사님께서, 주일 새벽 메이저 뇌 스트록으로 쓰러지셔서 하루 만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이 땅에서의 이별은 늘 아련합니다. 예쁜 권사님의 소천 소식에 김창완의 청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