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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일등석
오래전 아버님께서 성탄절 다음날인 12월 26일에 소천하셨습니다.
지금처럼 비싸진 않아도 연말연시엔 많이 비싸서 우리 부부만 가려했습니다.
시골에 살아서였지만 당시엔 비싼 대한항공보다 싼 미국 비행기로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대한항공 좌석 4개가 적당한 가격에 올라와서 온 가족이 가게 되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시카고로 이동해 한국행을 타려고 대기 중이었는데,
기장 같은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와 가족이냐고 묻더니 좌석을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해주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타게 된 일등석 좌석... 음... 천국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정규 식사 외에 시시때때로 예쁜 간식과 음료가 제공되었고,
당시엔 화면이 천장에 매달려 있던 시절인데 우리에겐 각자의 화면도 주어졌고,
게다가 의자는 넓고 침대처럼 누울 수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비행기 꼴등석대신 일등석을 타게 해 주신 건 떠나신 아버님의 위로의 선물이었습니다.
돌아오면서 꼴등석을 탄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비행기가 왜 이래? 하며 불평했던 기억이 납니다.
* 첫눈
예년과 다르게 따뜻한 기온이 계속이었는데 언니가 소천하던 날 기온이 내려가더니 예쁜 첫눈이 내립니다.
밤새 쌓였던 눈은 한낮의 영상 기온으로 녹아내렸지만 여전히 눈발은 희끗거립니다.
집 앞 강가에 나가서 언니를 생각하며 첫눈 맞이를 했습니다.

* 언니네 꽃들
한국 방문 때 머물렀던 셋째 언니네 발코니에 꽃들이 마구마구 피어난다며 사진을 보내줍니다.
내가 머무는 동안엔 바이올렛 꽃만 한창이었는데...
그 바이올렛조차 모두 졌다가 새롭게 피어난다니 신기합니다.
모든 화분에서 꽃들이 피어난다며 큰언니가 보내준 위로의 선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 우리 집 꽃들
여름 내내 밖에서 지내던 꽃 화분들을 집안으로 들여놓으니 적응하려 애를 씁니다.
꽃기린이 모두 지는 듯하더니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화초 채송화에도 한송이 꽃봉오리가 올라옵니다.
인생처럼 꽃들도 피고 지고를 반복합니다.



* 공짜 선물
지난 주말 동네 아씨 마켓의 커다란 트럭이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커다란 트럭 안에 셀 수 없이 꽉 찬 박스들을 울 교회에 기증했습니다.
박스들 속에는 국수, 라면, 우유, 과자... 등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또 얼마 남지 않은 유효기간이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고 많은 단체 중 우리 교회를 택해준 것이 감사했습니다.
모두 친교실로 옮겼고 주일 예배 후에 전 교인이 원하는 만큼 행복하게 가져갔습니다.
5천불 상당의 물건은 전 교인이 다 가지고 가도 남았습니다.
우리도 그 어마어마한 양의 물건들이 사라지는데 동참했습니다.
오늘의 간식은 커피우유와 몽쉘입니다.


후기,
디트로이트 친구에게서 패키지가 왔습니다.
하브 키우다 보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나 빨리 늙기 싫은데...
큰언니 보낸 슬픔을 빨리 잊으라는 거겠지요?!

담주에 손녀랑 같이 심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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