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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디시 스미소니안은 정말 뮤지엄 천국입니다.
17개의 뮤지엄을 포함한 21개의 볼거리가 ‘국립 박물관 광장‘ (The National Mall) 주변에 있습니다.
그리고 근사한 미술관(National Gellery of Art)이 그곳에 있습니다.

예전에 디씨를 방문했을 땐 짧은 일정으로 더 많이 보고 다양하게 저장하려고 애쓰며 다녔습니다.
그땐 그랬고 은퇴 후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할까 봐 겁이 나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젠 무슨 일에든 절약모드가 기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는 힘에 부쳐 친구가 맛나게 만들어준 저녁(돼지볶음, 해물 부침 그리고 각종 나물)을 먹자마자 곯아떨어졌습니다.
물론 날이 심하게 더운 것도 한몫을 했지만 꼴랑 미술관과 국회 의사당 두 군데 다닌 것이 전부였는데 말입니다.
그것도 겉 핥기 식으로...
특히 미술관은 하루 종일 머물러도 시간이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여행객 아닌 로컬인처럼 한가로이 다니고 싶습니다.
*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친구 동네에 워싱턴 디시의 직장인들을 위한 직행버스(967번)가 가까이 있어서 반갑게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그 버스는 출퇴근을 돕는 차량이라 새벽부터 운행을 시작해 오전 8:35분이 마지막 차이고,
돌아오는 차량은 오후 3시가 넘어야 운행된답니다.
이용도 간단하고 시간도 짧아 출금마지막 차인 오전 8시 35분 차를 타고 나오니 뮤지엄이 문도 열기 1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들어선 미술관은 뉴욕과 자꾸 비교하게 됩니다.
수도 없이 드나들던 복잡한 뉴욕 뮤지엄들과는 달리 널찍하고 미술학파 매너리즘처럼 정리 정돈이 참 잘 되어 있습니다.

일단 그 커다란 미술관을 전체적으로 안내해 주는 도슨트(11-12시)를 따라 흐름을 잡았습니다.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시대별로 이어지는 작품들을 그녀의 설명을 들으니 궁금했던 마음의 빗장이 열립니다.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그녀는 자원봉사자이며 당신이 하는 일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습니다.
14세기에 시작되는 작품들은 천주교가 배경이고 대부분의 그림들이 주인공보다 배경이 더 강조되는 금빛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립 미술관의 자랑인 20대의 젊은 다빈치 작품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라니 더 특별합니다.

작품이 보관 중 파손되어 밑부분은 잘려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이 되었답니다.

어수선한 스틸라이프 작품로 당시 도이치 문화도 배우면서 그림보다 서로의 퍼스펙티브로 열띤 토론을 하면서 감상했습니다.

그림 속 넘어진 그릇의 실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잠깐 도슨트를 기다리면서 통성명을 했던 두 분,
왼쪽은 로컬인이고 오른쪽은 미시간(그랜드 레피드)에서 나처럼 친구를 만나러 오셨답니다.
친구를 만나러 온 것과 그녀가 사는 곳이 내가 머물던 동네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기다리면서 한참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던 여인들입니다.

최근에 들어온 이 작품엔,
전쟁 중 눈 속에서 죽어가는 군인을 발견한 두 마리 개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그녀에게 개인적인 애정이 들어있었습니다.

12-1시에 바로 이어지는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도 도슨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말을 아끼고 우리에게 말할 기회를 주겠다더니, 그녀는 그녀 특유의 스타일로 시나리오를 쓰듯 열심히 설명을 해줍니다.
마치 프랑스의 자유로움을 대변이라도 하듯...
나폴레옹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듯한 마음 자세로...

우리가 머무는 것에 아랑곳없이 그림을 그리는 청년도 있었습니다.
카피가 창조의 시작이라는 도슨트의 말이 그의 귀에도 들렸으려나...

그림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각자의 상상력과 남겨진 희미한 기록으로 서로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도슨트의 설명...
모델은 모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모델이고,
곁에 서 있는 아이는 모네의 딸이고,
아이와 어른의 서로 상반되는 시선 속엔 여름복장의 아이와 겨울복장의 어른 그리고 철장너머 기차역의 삶의 모습 속에서 그가 그려내려던 당시의 사회상을...

정해진 시간은 한 시간이었지만 그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열정을 담았습니다.
떠나야 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떠나도 당신에겐 이상하지 않다는 말과 함께 계속 이어졌습니다.
떠나지 않은 한 사람, 그 덕에 점심 먹을 시간조차 없이 2시에 예약한 국회 의사당을 향했습니다.

예약을 했든 안 했든 백 년 만에 찾아온 뜨거운 땡볕아래서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입장을 꽤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건물 안 대 강당에 모여 국회의사당의 건물의 역사와 용도를 간단한 영상으로 숙지하고 가이드를 따라 원형홀(Ratunda)에 들어서니 높아서 또 멋있어서 모두의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습니다.

조각인 줄 알았던 그림은 설명을 듣지않았으면 몰랐을...

와중에 군인들은 무슨 행사를 진행하고...

각 주에 허락된 두 개의 동상들이 곳곳에 세워져 방문준인 미국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줍니다.
나도 내가 살았전 미조리,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일리노이주의 동상이 나타날 때마다 소속감을 느꼈습니다.
각각의 나라 같은 50개의 주들에 한 국가라는 소속감을 주기 위한 나름의 정책인듯합니다.

원형홀에 전시된 커다란 그림 중 ‘포카혼다의 세례식’이 그곳에 걸려 있는 게 특이해서...

자유 여신상의 미국버전인가? 그곳에서 셀피를 찍고 있는 젊은 한국여성의 사진을 자원해서 찍어주고 궁금증을 뒤로했습니다.

양쪽 날개 건물임 상하원 회의실은 또 다른 방법으로 예약해야 함을 그때 알았기에 포기하고 주린 배를 안고 그곳 식당에서 스푸와 샐러드를 주문해 긴 휴식을 취했습니다.


뜨거운 열기에도 불구하고 그들도 나도 순간을 즐기는 중입니다.

지구를 지키자고 홀로 시위를 하는 저분의 걸음이 고행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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