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봄 교통사고로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낸 소녀같은 집사님이 통 두문불출이십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셔서 토요일에 둘이서 꽃동산엘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했습니다. 내가 생각한 충분한 시간이 집사님께는 아직인가 봅니다. 코로나에 걸린 것도 아닌데 입맛이 없으시다기에 겉절이를 만들었고, 밤늦게 반죽을 하고 밤새도록 냉장고에서 저온발효까지 한 부추 마늘 치즈빵도 구웠습니다. 어부지리로 시식을 한 남편이 빵집 빵보다 더 폭신하고 맛있다며 칭찬까지 합니다. 오늘 구운 빵의 임자는 다른 사람인가 봅니다. 며칠전 가을의 시작인 입추에 들어서면서 지난 며칠 제법 쾌적한 날들 입니다. 집사님 말대로 오늘은 매미소리대신 풀벌레 소리가 가을을 재촉합니다. 집사님의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아스라이 멀어지는 날 난 다시 빵을 구울..
일상(Daily Blessing)
2022. 8. 14. 0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