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오후, 날은 많이 포근해졌지만 꽃들은 여전히 겨울잠을 자는 듯한 이른 꽃동산엘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벚꽃은 이미 졌다는데 여긴 이제 겨우 빼꼼히 눈을 뜰까 말까 망설이는 중입니다. 다행히 수선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수선화만...새들의 섬엔 수선화조차 아직 피고 있는 중입니다. 거위들이 자리싸움을 하느라 시끄럽습니다. 섬이 넓으니 서로 사이좋게 나눠서 살면 좋으련만... 새들도 자리싸움엔 목숨을 겁니다 ㅜㅜ 호수 물속에 간판이 있기에 뭐지? 했다가, 자세히 보니 지난 며칠 홍수로 내렸던 비로 물이 불어 바깥에 있어야 할 표지판이 잠긴 거였습니다. 두 마리의 물고기가 못 보던 팻말이 신기한지 열공 중입니다 ㅋㅋ날이 좋은 주말 오후에 가족단위로 나온 산책객들이 붐빕니다. 꽃구경 갔다가 사람구경을 많이 하..
날은 맑지만 지난번 내린 폭우로 여전히 트레일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그 상황에서 갑자기 새로운 길을 걷자고 합니다. 그래서 숲길을 벗어나 이웃 동네를 걸어서 집 앞 강가로 돌아 오려 했는데 강물이 불어서 얕은 다리와 뚝길이 모두 물이 넘쳐납니다. 다시 되돌아가면 되지만 얼마 안 가면 집 앞인데 싶어서 야생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없는 길을 만들어내며 뒤돌아 가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혼줄이 났습니다. 가지 않은 길을 가보고 싶다던 옆지기의 소원도 들어주시는 고마우신 울 아버지 ㅋㅋ로버트 프러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며... 노란 숲 속에 길이 둘로 갈라져 있었다 안타깝게도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여행자이기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한 길이 덤불 속으로 구부러..
아침에 이층으로 내려오면서 보니 어제 사온 수선화가 눈을 떴습니다. 누군가에게서 좋은 소식이 오려나...? 역시 가까이 사는 지인의 손자가 태어났답니다. 예정일이 3월 3일쯤이어서 3월 1일에 도착하려고 했다는 소식에 괜히 내가 미안합니다. 미국 며느리를 위한 산후조리를 해주려고 미역도 사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는 말에 또 괜스레 미안합니다. 한국인 2세인 우리 집 딸아이가 미역국에 요드가 많아서 수유에 좋지 않다나 뭐라나 싶어서 남의 집 미국 며느리의 미역국은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오후에는 미역국을 한 솥 끓여 살짝 눈을 뜬 수선화와 함께 배달해야겠습니다. 한국 딸기는 설탕을 주사했나 의심할 만큼 달달한데, 미국 딸기는 설탕을 쳐서 먹어도 달지 않습니다. 아직 제철이 아니어서 그런가? 당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