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의 혹한을 피해 플로리다에 다녀오신 연로하신 권사님께서 우리의 은퇴 결심을 뒤늦게 들으시고, 헤어지기 싫은 서운한 마음으로 우리를 '장충동 왕족발'집으로 소환하십니다. 족발을 좋아하지만 이 식당은 처음이기에 살짝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도 하기 전 무슨 은퇴를 이렇게 일찍 하냐며 청문회(?)를 시작하십니다. 이미 시작된 일이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 하니, 왕년을 운운하시며 필요하다면 투쟁을 해서라도 원점으로 돌려 놓으시겠답니다. 그러지 마시라고 조기 은퇴는 우리가 결정한 일이라고 했더니, 그러지 말라며 이제는 하소연 모드로 바꾸십니다. 몇번을 다녀간 식당 종업원에게 미안해서 족발과 순댓국을 시켰습니다. 족발집이니 족발을 먹겠다고 했더니 순대국도 맛있다며 함께 주문을 강권하십니..
일상(Daily Blessing)
2023. 2. 25.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