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Daily Blessing)

598. 의미있는 생일(62th)

매일 감사 2021. 12. 17. 09:07

나는 추운 겨울에 딸 부잣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엄마 같은 큰 언니와 18살 차이가 나는...
엄마는 62년 전 48살의 나이에 나를 품으시느라 힘드셨던지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어린 시절 엄마에 대한 기억은 늘 아프셨던 기억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귀한 생일을 맞을 수 있게 해 주신 기억이 아련한 엄마께 감사드립니다.

몇년전 전주 한옥마을을 언니들과 함께 방문했을때 찍은 사진인데 언니가 생일축하 메시지와 함께 보내와서 추억을 소환했습니다.

성탄절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나는 늘 득과 실이 있습니다.
생일 선물인지 성탄 선물인지...
아이들은 일방적인 선물을 거절당한 후 매 해 생일 선물로 뭘 받기 원하는지 묻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나의 대답은 늘 정해져 있습니다.
절대로 내가 리퀘스트 하는 거 외에는 사지 말라고...
가족은 그렇게 만류하지만 지인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선물 주시는 따뜻한 마음은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이번엔 평소 절대로 하지 않던 귀여운 짓(?)을 했습니다.
내가 낮에 집을 비운 사이 혼자서 한국 장도 보고 카드도 사서 아일랜드에 세팅을 해놓았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온갖 주전부리들에 더해서 정확한 메시지와 함께 ㅋㅋㅋ

그리곤 미역국을 끓여줄 자신이 없었는지 햇반 미역국을 사 와서 만들어 줍니다.
이것도 대단한 발전인데 맛까지 있습니다.

늘 바쁜 일과로 시간에 쫒기는 지인이 문 앞에 선물을 놓고 갔습니다.
언니가 나와 같은 처지라 나를 더 생각해 주는 순수한 분이십니다.

같은 단지에 사는 뜌레주르 사장님 부인이 롤케이크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신혼인데 빵집이 너무 멀고 각자의 일이 있어 주말 부부로 지내기에 마음이 너무도 안쓰러운...
젊은이들이 하나님께서 예뻐하실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살아서 참 고마운...

저녁엔 집 앞 호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며느리가 맛난 거 먹으라고 입금도 해 주었기에...
원래 생일 밥값은 내가 내고 선물을 받는 건데 선물도 밥값도 지인이 부담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늘 긍휼의 대상으로 살아 갑니다.
은퇴하면 긍휼히 여기는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후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부른 손녀의 쑥쓰러운 생일 축하 송을 깜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