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Daily Blessing)
505. 소음속의 고요함
매일 감사
2021. 9. 10. 00:03
집 앞 도로길은 올봄이 시작되면서 몽땅 파 해쳐 놓고 속 터질 만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공사를 해왔습니다.
이제 제법 쌀쌀한 가을이 다가오니 막바지 공사를 하는지 오가는 공사차 소리로 새벽부터 몹시 시끄럽습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깍아 주던 잔디도 하필이면 오늘 와서 깎습니다.
왼쪽에선 부릉부릉~ 오른쪽에선 부우웅~
게다가 이런 선선한 날에 곁에 있는 이웃집 에어컨은 왜 돌아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얀 야외 테이블에 앉아 아침도 먹고 성경공부도 하고 글도 쓰며 오전을 보냅니다.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지만 내면의 고요함에 소음이 무관합니다.

이틀 전 심하게 왔던 폭풍을 견딘 코스모스가 안간힘을 쓰는 듯 45도 각도로 기울었습니다.
세워줄까... 하다가 이것도 저들의 운명이라 여기기로 합니다.
올해 유난히 키가 컸는데 내년엔 좀 작게 태어나서 폭풍에도 꿋꿋하게 견뎌내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주인님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자신의 처지에서 꽃을 피워주니 그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