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Daily Blessing)

338. 발효종으로 구운 우유식빵

매일 감사 2021. 7. 14. 01:39

전에 사역하던 교회에선 부교역자가 일곱분이어서 크고 작은 아이들이 나를 편의상 '왕 사모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작년 1월 새로 부임한 교회에선 부교역자 없이 남편 혼자 사역을 하게 되어서 그냥 '사모님'으로 불립니다.
최근에 빵을 구우면서 교인을 만날 때마다 빵을 구워 드리기 시작했더니 권사님 한 분이 나를 '빵 사모님'이라고 부르십니다.
올 초부터 취미삼아 시작한 빵굽기가 참 재밌습니다.
특히 발효종(사워도우 스타터 또는 르방)을 직접키워서 빵을 구으니 더 재밌습니다.
내가 재밌게 발효종 키우는 걸 보면서 남편이 '당신 애완균이네' 합니다.
발효종은 빵 구울일이 없으면 냉장고에 잠재웠다가 필요할때 꺼내 먹이를 주면 하루 또는 이틀후에 다시 살아납니다.
또 발효종을 말려서 곱게갈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물과 밀가루로 먹이를 주면 다시 살아납니다.
그렇게 발효종은 우리집 애완균이 되었습니다.

아침 7시에 발효종 60그램에 물과 밀가루 30그램씩 부어 총 120그램을 4통 만들었습니다.
반나절 후인데 이렇게 자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 숙주 애완균은 먹이를 준후 다시 냉장고에 잠을 재웁니다.
저렇게 동동 떠야 살아있는 발효종이 된거랍니다.

첫 날에 2병을 만들었을때는 두배로 자랐지만 물에 띄우니 가라앉습니다.
아직 활성화가 덜 된듯해 하루 더 키우니 물에 뜬 후에는 4병이 됩니다.
삼계탕 주신 권사님, 마침 생일이신 권사님, 몸이 아파서 지난 주에 못 뵌 권사님께
시나몬롤과 부추 마늘 치즈빵을 예쁘게 구워드렸습니다.
따뜻한 빵을 드시게 해드리려고 바쁘게 만들어 배달하느라 인증샷은 모두 스킵했습니다.
홈메이드 빵용 포장지까지 아마존에서 주문했는데...
재밌게 만드는 나처럼 기분좋고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머지 한 통으론 '밀로'님의 레시피로 발효종 식빵을 처음 시도했습니다.
남편이 샌드위치를 먹고 싶어해서...

<발효종 우유 식빵>
강력분 320그램
실온 우유 180그램
물을 20그램
(내 반죽 상태가 안 넣어도 되었습니다.)
발효종 66그램
(밀가루와 물이 들어있는 상태라 계산을 해야 하는데 복잡해서 그냥 따라해 보기로합니다.)
소금 4그램 설탕 40그램 이스트 3그램
버터 30그램
반죽후 1차 발효하고 성형(식빵용)해서 냉장고에 넣어 밤샘발효를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효종만 넣으면 발효시간이 길어져서 이스트를 조금 넣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시간이 늦어져 2차 발효는 냉장고에서 밤샘 발효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이스트를 추가로 넣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통밀을 조금 넣었더니 거뭇거뭇하지만 1차 발효는 엄청 잘 되었습니다.
미니 식빵을 만들려고 8개 볼을 만들어 잠깐 숨을 돌립니다(15분).
볼을 밀대로 밀어 옆을 두번 접은후 돌돌 말아 모양을 만들어 줍니다. 정확하게 저울로 재지 않아서 싸이즈가 들쑥날쑥이지만 우리가 먹을꺼라서...(이때까지는)이 상태로 냉장고에서 밤새 저온 숙성을 했습니다.
날이 밝으니 다시 빵을 나눠야 할일이 생겨 다시 투고용 빵틀로 옮겨 1시간 실온에 적응을 시킵니다. 작은 거 한개는 우리꺼~
토스터 오븐으로 구우니 조금 타긴 했지만 잘 구어졌습니다.
살결이 매우 고운 미니 우유식빵이 탄생했습니다.

늘 계획을 하며 살아도 우리의 계획대로 되어지지 않는게 인생인가 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따뜻한 빵과 뜨거운 커피 한잔이 있으니 세상이 다 내껍니다.
커피를 들고 베란다로 나가보니 비를 머금은 텃밭식구들도 온 세상이 다 자기꺼라고 뽐냅니다.

슬로우 텃밭에서 조금씩 자라는걸 바라보는 즐거움도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