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감사 132)
어머니 날엔 대부분의 모든 식당들이 예약조차 힘이 들만큼 많은 가족들이 외식을 합니다.
그날 하루만큼은 어머니들을 부엌에서 해방시켜주는 날인가 봅니다.
어제 이른 아침 교회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시카고 베이클' 샌드위치 집에 남자들이 줄을 길게 서있는 걸 보고,
못 보던 풍경에 첨엔 뭐지? 했다가 아! 남편들이 어머니 날 아침을 서브하려고 수고를 저렇게 하는구나! 했습니다.
남편에게 좀 배워 보라고 승산 없는 잔소리를 곁들입니다.
오후에 호숫가를 가려고 다시 그 길을 지나는데 이번엔 도로변 큰 식당들의 파킹장이 꽉꽉 찼습니다.
에구 평소에 잘하지...했다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잘하는 걸 칭찬했습니다.
호숫가 산책후 집밥으로 식사가 거의 끝날 즈음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녁 식사 중이라니 어디 멋진 곳에서 먹느냐고 묻기에 우린 집밥이 편하고 맛있다고 했더니(사실이 그랬고),
어머니 날 하루쯤은 엄마를 위해 외식하라고 선물(현금)까지 보내줬는데 왜 집밥을 먹느냐고 잔소리하는 걸 스피커폰으로 듣던 남편이 슬그머니 일어나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
나랑 코드가 잘 맞는 우리 아들은 매번 타이밍을 참 잘 맞춰줍니다.
올 해 어머니 날 최고의 선물은 울 아들의 진심 담긴 잔소리입니다.
어머니 날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우린 여전히 집밥을 먹습니다.
월요일은 남편이 집밥을 먹는 이틀중 한 날이기에 착하게 아침을 준비합니다.
오믈렛이 주 요리인긴 하지만...
오늘은 잘게 썬 산마늘과 버섯을 치즈와 함께 올려서 만든 오믈렛과 어제 만든 쑥 버무리와 사과를 먹었습니다.
어제 너무 많이 먹어서 오늘은 간단하게 먹자는 남편의 주문대로...
커피 한잔을 더 만들려고 올라온 남편이 어제의 여파가 아직 남았는지 싱크대 가득한 설거지를 합니다.
잔뜩 벌려놓은채 치우지도 않고 글 쓰는 삼매경(?)에 빠진 옆지기에게 잔소리는 빠뜨리지 않고...
그것만 참았으면 크레딧을 아주 많이 줬을 텐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