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저래도 혼자(감사 680)
* 이래도 혼자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토요일에도 불구하고
옆지기는 원고를 써야 하기에 혼자 여행길에 오릅니다.
홀로 나선 나를 바다 가득한 윤슬이 배웅합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 중 쇼핑을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한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2009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까지 했다는,
살 물건은 없지만 가봐야 할 것 같은 마음으로 신세계 백화점 센텀지점을 방문했습니다.

코스코나 아이키아가 주 무대인 내게 크게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
국내 명품을 비롯해 샤넬을 비롯한 유명 해외 명품까지 모두 다 있습니다.

내게 감동을 준건 명품이 아니라 점심시간 즈음에 찾아간 식품관입니다.
모든 음식이 다 있어서 뭘 먹어야 할지 선택장애가 올만큼 넓은 식당을 두 바퀴 돌고 나서 샤부샤부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다른 식당들은 자리가 없어서ㅋㅋ

그리고도 또 한 바퀴 돌다가 참새처럼 빵집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갑니다.
명목은 옆지기에게 맛을 보여주기 위함이라지만...

그리고 디저트 가게를 기웃거리다가,
소금빵에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얹어주는 코너가 있기에 먹어볼까 했다가 내 인내심을 테스트하기엔 줄이 너무 길어 지나칩니다.
꽃 휘낭시에는 너무 예뻐서,
에그타르트는 종류가 너무 많아서,
결국은 모두 포기하고 눈요기만 했습니다.

쇼핑에 시간과 마음을 담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남은 시간은 해운대 도서관에 할애했습니다.
자칫 까다롭게 생각할 수 있는 마크로 비오틱(macrobiotic) 개념을 쉽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설명서라고나 할까?!
먹느라 하루를 소진한 나에게 주는 메시지로 여기고 후다닥 읽고 나오니 해가 졌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일부터 해운대 전통시장을 거쳐서 해변가로 돌아왔는데,
화려한 크리스마스의 불빛들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 저래도 혼자
주일 아침 차도 없으면서 머~~~ 얼리 있는 유진소목사가 담임하는 호산나교회엘 가잡니다.
난 며칠 전 청사포에서 만났던 해운대 감리교회엘 가고 싶기에 그럼 따로 가자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각자 선호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옆지기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도로 거의 두 시간 거리의 호산나교회에서,
나는 걸어서 10분의 거리에 있는 해운대 감리교회에서~
교회가 건물만 이쁜 게 아니라 목사님도 교인들도 모두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덕분엔 난 오후에 있는 영성 성경공부까지 마치고 돌아왔는데도 옆지기는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영감을 얻으려고 그리 고생을 하는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