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반납과 집밥(감사 751)
은퇴해 놓고...
옆지기가 작년 9월 17일 전직을 은퇴하고 10월 18일에 한국에 나와서는 전전직에 재취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리셋되었습니다.
미국서 바쁜 그를 위해 손과 발이 되어 주느라 그보다 더 정신없이 살았는데,
이제 다시 바쁘게 된 그를 위해 나의 시간은 묶여 버렸습니다.
은퇴했는데...
1, 2월 한국의 추운 때엔 동남아로 여행을 다니자더니...
가끔은 집 주변의 맛집투어를 하자더니...
녹슨 뇌를 갈고닦느라 컴퓨터와 혼연일체가 되어 전직 때보다 더 집안일을 뒷전에 두고 있으니...
다시 은퇴를 기다리며...
자신의 재능에 맞는 일을 하는 건 좋지만...
40여 년 만의 모든 것이 낯선 이 땅에서 아직은 배울 것이 많은데...
급격하게 변한 한국에서 누려야 할 것이 여전히 많은데...
아빠를 많이 닮은 딸아이도 이해하기 힘들다며 염려를 합니다.
건강 때문에 조기 은퇴해 놓고 왜 또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다 이해하지 못해도 우리 인생의 큰 그림에 이유가 있을 테니 순응하기로 합니다.
다시 집밥...
점심 먹으러 나갈 시간조차 빠듯해진 옆지기를 위해 집밥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휴~ 오늘은 또 뭘 만들어야 하나...
밀키트를 사 와도 간이 세서 수술을 해서 먹어야 하니...

집밥아닌 집밥...
점심으로 코스트코에서 사 온 갈비탕을 데우려고 냄비에 부었다가 기절할 뻔했습니다.
기름제거를 전혀 하지 않은 듯합니다ㅜㅜ
수술할 각오는 했지만 금액을 지불했는데 날로 먹으려는 게 죄는 아니겠지요?
모양은 근사했는데...
거기에 또 모양까지 내고 맛있게 먹기는 했습니다만...
수고를 모르는 옆지기왈,
“맛있는데 뭘~”
네네~ 맛있으면 됐습니다요^^
(비밀이지만 다시는 저 갈비탕 사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