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Travel)

워싱턴디씨 답사-SAAM (감사 153)

매일 감사 2025. 6. 29. 21:56

굿모닝 워싱턴 디시~

* 대중교통
전에 나도 그랬듯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미쿡사는 친구는 내가 그렇게 다니는 게 많이 궁금합니다.
내가 이곳에서 어딜 가든 라이드 해 줄 준비를 했을 친구가 궁금한 눈빛으로 ‘대중교통으로 어떻게?’라고 질문합니다.  
대 도시임에도 자동차는 발이고 절대 이동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나도 짧았던 한국살이/뉴저지/뉴욕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렌터카를 했거나 친구의 발을 빌렸겠지만 버스와 지하철과 우버가 있는 한 나의 발은 자유합니다.  
내겐 그냥 그게 몸과 맘을 추스르는 최선의 여행입니다.
늦은 오후 기차는 유니언 스테이션에 도착했고,
지하철로 비엔나 역에 도착하니 친구가 기다립니다.
친구의 집은 역에서 15분 거리에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익숙지 않은 이곳의 시스템과 친구의 당연함으로 편안하게 도착했습니다.  

* 친구와 해후
내가 2년 전 미국을 떠날 때, 그리고 한국에서도 만났으니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친구는 만나면 언제나 반갑습니다.
그냥 평범한 대화를 졸음으로 꾸벅일 때까지 앉아서 수다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그냥 평범한 우리만의 저녁 식사는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삼겹살과 친구가 직접담근 오이지 그리고 각종 나물로 냠냠~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함께 아침은 취향 따라 내린 커피와 친구가 뚝딱 만든 길거리 토스트로 먹었습니다.

빵을 토스트 하네 마네~
커피가 묽네 진하네~
I like 토마토 You like 토메이토’처럼 서로 다른 마음으로 티격태격하며 우정담긴 오전을 지냈습니다.  

* 출발
친구 남편이 한국에서 돌아오는 날입니다.
정오에 친구는 공항으로, 나는 디씨로 나섭니다.
친구가 내려주려던 가까운 비엔나역과 공항이 반대 방향이랍니다.
그럼 공항에 함께 가서 그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간다니 대중교통에 문외한인 친구는 불안합니다.
뉴저지/뉴욕 경험으로 보면 분명 공항에서 디씨로 들어가는 지하철이 있을 것 같아 들어서니 당연합니다.
대 미국의 수도인데...

공항에서 출발하는 이 실버라인은 조용하고 깨끗했으며 디씨의 스미쏘니안까지 이어집니다.

* 시니어 교통카드
참, 실버라인 타고 한 정거장 더 가면 뉴욕에서처럼 시니어 할인해 주는 카드가 있다기에 사무실로 찾아가니 신분증 확인 후 단숨에 발급해 줍니다.

이 카드는 내가 디씨에 머무는 동안 모든 대중교통 가격을 반으로 절약해 줄 것입니다.
내가 이용하는 전철이 롱라인이기에 매번 6.75불을 지불했는데 이젠 그 반값이라니 감사합니다.

* 차이나 타운
점심시간이 애매해 허기졌던 배는 박물관 바로 옆 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90초 피자’로 채웠습니다.

저 화덕이 얼마나 뜨겁기에 뉴욕식 이태리 피자가 90초 만에 구워지는지 감동입니다.  

* 스미소니안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SAAM)
첫날이고 늦은 오후에 시작된 나의 디씨는 답사 차원이기에 한 곳만 구경하기로 합니다.

미술관중 제일 늦게(오후 7시) 닫는 곳이라기에 선택한 곳이긴 하지만...

뉴욕과는 다르게 주말 오후임에도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광장에서 조금 벗어나서인지 인파가 많지는 않습니다.
공짜라서 인가?!?
암튼, 뉴욕의 대부분의 뮤지엄은 30불이 기본이기에 모든 뮤지엄이 무료라는 게 내겐 커다란 선물입니다.

들어선 타이밍에 도슨트의 가이드가 시작되어 함께 동행합니다.

우리의 투어는 1776년 미국의 독립을 기념하는 해에 할머니와 손자의 세대 변화를 담은 그림을 다 같이 공부하며 시작됩니다.
노인에서 어린이로, 어두움에서 빛으로 소망을 품고 그려진 미국의 희망을 담은 그림으로...

일행 중 하나인 청년이 설명을 듣고는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그 후 100년이 지나 백인 작가가 희망을 품고 흑인 노예들의 심리를 캠퍼스에 옮겨놓았습니다.
성경에 얹힌 손녀의 손과 할머니의 기도 손!

야무진 중국계 도슨트~

제목은 시편 23편이지만 그림 안에 감춰진 마음은 출애굽 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이집트를 탈출합니다.

대부분의 박물관은 플래시로 사진 찍는 걸 금지하지만 이곳은 예외입니다.
이민자들이 많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에 플래시를 터뜨리면 희미했던 인물들이 드러납니다.
비록 존재가 드러나지 않지만 그들은 분명 그곳에 있었음을...

박물관에서 플래시를 터뜨리기는 처음입니다.

오래된, 아주 오래된 TV 모니터들을 모아 미국의 각 주의 과거를 담았기에 그곳에 기억된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백남준의 예술이 예찬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아니 전 세계의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예술가가 한국 사람입니다.
K-Art!

벽에 붙은 글을 읽으며, 맞습니다!
예술은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초대장입니다.

한 면의 벽을 차지하는 그랜드 캐년의 경치에서는 아름다움 뒤안길에 숨겨진 누군가의 아픔을 들여다봅니다.
아메리칸 인디언...

여기저기 둘러보니 건물도 그림도 모두가 예술입니다.

팔뚝으로 브리지를 연출한 작품을 통해 힘과 역동성을 들여다보며 도는 투의 설명은 끝났고 우린 각자 헤어져 다시 그림 속을 헤매기로 합니다.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를 모아놓은 방으로 들어섭니다.
입구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반겨줍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유일하게 그림 중 그림입니다.

스캔들로 시끄러웠던 클린턴 대통령은 그의 삶처럼 그림도 미스터리합니다.

유일하게 배경이 푸릇한 오바마 대통령... 우연이기엔 재밌는 그림을 감상하는 청년과의 동선이 계속 이어집니다.

역대 두 번의 대통령을, 아직 두 번째를 지내고 있는 트럼프의 배경은 유난히 시커멓게 그리고 그의 얼굴을 심술궂은 모습으로 표현했습니다.

안쪽에 전시된 흑인들의 영웅 중 하나인 ‘땅콩박사 카버’
전에 그에 대한 책을 읽었던 기억으로 경의를 표하고 그 방을 떠났습니다.

* 아~ 대한민국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뮤지엄 안쪽 행사장에 무슨 행사가 열리는 모양인데,
시작 전 리허설 중 익숙한 노래가 들려서 들여다보니 한국 k-pop 댄서들이 한국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미술도 음악도 춤도 모두모두 대한민국입니다^^

이방 저방 그림들이 가득한 방을 드나들다 고갈된 에너지를 채우려 베이스캠프인 친구의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직 익숙지 않은 이곳의 대중교통, 전철은 파악이 되었지만, 특히 로컬의 버스는 배차시간이 너무 길어 리프트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모두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