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Daily Blessing)

사람이 무서운 세상(감사 249)

매일 감사 2022. 8. 17. 12:03

저녁엔 일이 있어서 점심 식사 후 아직 햇살이 따가울 때 혼자 길 건너 강가 숲을 걸었습니다.
갈라지는 길목에서 오른 쪽 길은 숲이 우거져 그늘이 많았지만 더 멀리 걸어야 해서,

그늘은 덜 하지만 많이 걷지 않아도 되는 왼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한 낮이고 주 중이어서 인적이 드물긴 했지만 마침 동행이 있어서 안심하고 뒤따라 걸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뒤에서 걷는 게 불편한지 앞의 여인이 자주 뒤를 돌아봅니다.
나의 보폭이 추월하기도 더 멀어지기도 애매한 거리여서 계속 뒤따라 걷는 중인데...
그녀가 뒤를 돌아 볼때마다 '나는 이제 조금 더 걷다가 왼쪽으로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널겁니다'라는 텔레파시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남의 사진을 막 찍는 나...무서운 사람 맞습니다 ㅋㅋ

이런~ 저분들도 나의 가는 길로 가는지 다리로 들어섭니다.
다리 입구에서 양쪽으로 갈라서 멈춰 서기에 나는 목례를 하고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다시 가던 강가 길로 돌아간 모양입니다.
세상이... 그냥 사람이 무서운 세상입니다.

내가 남자이면 이해가 가지만...나는 당신들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