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던 코비드 예방 접종(감사 146)
코비드가 시작되고 처음부터 4차까지 열심히 맞았고,
그래선지 모르지만 공식적으로 한 번도 코비드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웬만해선 감기나 독감조차 걸리지 않는 체질(비타민 씨 메가 복용자)인데,
때늦은 감은 있지만 손자를 위해서 추가 접종을 했습니다.

어느 식당을 지나다 보니 화분에 ‘꽃보다 베이즐’ 이기에 베이즐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요’를 꾹 눌러줍니다.

집 근처 러시아 할머니네에 핀 나리는 할머니가 기를 많이 살려준 듯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요’를 눌러줍니다.

몇 집 건너 한국부부의 화단엔 수국이 너무나도 만발합니다.
쥔장이 뚝뚝 잘라 꽃다발을 만들고 있기에 지나가면서 ‘우와 그린 떰이신가봐요!’라며 칭찬을 했더니 내게도 뚝뚝 잘라 한 다발을 만들어 줍니다.
일주일은 행복하게 해 줄 거라며...
황금 손에 선한 마음까지 가지신 두 분께 감사합니다.

접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은사님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시간 되면 같이 점심 먹자고...
내 시간을 뺏는 거 같아 자주 연락하지 않으시는 분들이기에 흔쾌히 수락합니다.
그분들은 집밥을 선호하는 분들이고 외식을 하게 되면 집에서 만들기 힘든 음식 중 하나인 자장면이나 짬뽕을 드십니다.
지역에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경회루’에서 만나 짬뽕, 울면 그리고 매운 팔보채 덮밥을 시켰습니다.
비록 연세는 80이 넘으셨지만 은퇴 후 배낭을 메고 유럽을 몇 달씩 미국여행하듯 다니시는 분들이라 만나면 여행이야기가 끝이 없습니다.
서너 번 다녀오신 포르투갈 자랑을 심하게 하셔서 왠지 나도 그곳을 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조금 약해지셨는지 올여름과 가을은 그냥 조용히 집에서 지내신다 하십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헤어지기 아쉬워 ‘카페 베네’에서 두 여자의 공격을 받으시던 은사님이 서둘러 대화의 장을 마무리합니다.
인생도 코비드도 모두 그렇게 조금씩 사라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