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둘 곳...(감사 223)
직분상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마음 둘 곳이 없는 분들을 위로하며 살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자녀를 자신보다 먼저 떠나보낸 분들,
질병이나 사고로 베우자를 면저 보낸 분들,
연로하신 부모님을 잘 모시기도 전에 보내 드려야 했던 분들...
미처 헤아리지 못한 그분들의 마음은 세상의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우리는 모두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지 모르게 이 땅을 떠날 것이며,
예수님 때문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오늘은 나의 무너진 마음을 위로받고 싶습니다.
엄마 같은 큰 언니가 약한 혈액암을 약물 치료로 오랫동안 잘 견디시다가 최근에 키모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첫 번 치료 후 어쩐 일인지 신장 기능이 거의 멈춰 중환자실에서 8일 동안 투석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너집니다.
어떻게 ㅠㅠ
큰 언니를 떠올리면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장녀로 태어나 자신보다는 동생들을 돌보며 살았고,
도피하듯 늦게 시작한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끊임없는 희생이 요구되었고,
피해 가고 싶은 황혼 육아까지 언니의 발목을 10여 년 동안 잡았고,
아직도 여전히 언니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곳이 너무도 많은데...
언니의 아픔이 더 슬픈 이유는 큰 언니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9월 중순 사놓은 비행기표만 아니면 나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을텐데...
오늘은 그동안 내가 위로했던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 더 헤아려집니다.
가족이었기에, 너무도 잘 알기에, 참 많이 아프셨겠구나...
개인 적으로는 모르지만 친구를 통해 소식을 듣게 된 암 투병 환자와의 소중한 만남에 나의 마음도 따라갑니다.
아름다운 찬양과 기도가 환자에게 주었을 위로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는 권사님이 내 생각이 났다며 분갈이한 채송화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오늘 아침엔 복스럽게 활짝들 피어 나를 위로합니다.
이래서 기쁠때나 슬플때 꽃들을 주고받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