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육아(Grandparenting)/두 번째 사랑(Ian Yu)

뛰어남을 이기기 위한 꾸준함(감사 125)

매일 감사 2025. 5. 16. 00:32

* 나의 현주소
글을 뛰어나게 잘 쓰지는 못하고
특별한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나를 위해서 ‘열심히’ 쓰는 중입니다.
나이 들면서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은 바로 히스토리가 되기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 그 사진에 근거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꾸준히’ 씁니다.
매일의 똑같음이 반복되는 듯한 일상이지만
그 매일이 내게 주어지는 특별한 선물이기에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며 씁니다.

* 어제 오후
블록을 좋아하는 손자가 뉴욕에 있는 팬슬 타워처럼 빌딩을 제법 높이 쌓았습니다.

그리고 무너지는 순간의 아쉬움도 알아갑니다.

* 오늘 아침
구름이 낮게 내려앉았고 안개도 자욱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기에 이동 카니발의 번영을 기원해 봅니다.
오후에 오락가락하는 비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제발~
여름이 시작되는 소리가 빼꼼히 연 창문을 통해 들어옵니다.

짹짹거리는 참새 소리,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잔디 깎는 소리, 젊음을 과시하는 머플러 터지는 자동차 소리, 앵앵거리는 경찰차 소리...

아침 식사로 할머니표 국밥 국물까지 싹싹 비우니 그것도 행복입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 비가 내려 우산을 쓴 손자는 그 조차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뭐든지 즐거운 손자를 축복합니다.

손자는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자동차는 집에 내려놓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일 년 중 최고로 바빴던 어머니날이 지난 꽃집 문 앞에 고생의 흔적이 뿌려져 있습니다.
나의 산책 길을 꽃길로 만들어 주려고...

저긴 원래 홀이 아주 작은 감자탕 집이었는데
그래서 주로 투고를 했지만 맛있어서 자주 이용했었는데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듣긴 했지만
이제 ‘아재국밥’ 집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이 자랑스러우니 한글 표기로 간판을 달았습니다.  
AHJAE GOOKBAP을 찾아 들어가는 외국 손님에게 ‘아재’가 뭔지 ‘국밥’이 뭔지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싶은 모양입니다.

집에 돌아오니 온 집안이 청소모드입니다.
아침에 손자가 머리를 자꾸 긁어서 보니 뭔가에 물렸는지 뽀드랗지가 났기 때문입니다.

벌레는 초파리조차 무서워하는 며늘이 이안이 방과 자기네 방의 천이란 천은 모두 끄집어내서 빨래를 시작했습니다.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지만 벌레와는 같이 못살겠는지 시엄니인 내게 빨래를 시키지는 못하고 무리를 합니다.
참 신기한 게 ‘악순환’과 ‘선순환’이 있습니다.
며늘이 지난주 샬롯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회사에서 제공하는 좋은 호텔(Hilton)이었음에도
베드 버그에 온몸을 물려서 방을 옮기면서 머물다 왔다는데 보니 온몸이 ㅠㅠ
벌레가 싫어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나 봅니다.
그래서 며늘은 무슨 일이 일어나면 환경을 탓해야 하기에
늘 주변이 반짝반짝합니다.

그러던 차에 손자가 뭔가에 물리니 패닉이 되었습니다.
집인지 어린이집인지 잘 모를 상황이기도 하지만...
챗봇에 물으니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심하면 병원에 가면 된다고 합니다 ㅋㅋ

덕분에 나도 손자방 청소를 돕느라 분주합니다.
어쩌면 한 달에  두 번 부르는 청소업체가 조만간 들이닥칠지도 모릅니다.
Oh well~